이원석 무역협회 미중통상분쟁 연구위원은 최근 탈중국에 의한 공급망 재편 등 뉴스가 종종 나오지만, 이 시각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며 입을 열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을 빠져나오는 기업이 늘어났다는 시각은 단순히 미·중무역분쟁의 배경 때문이 아니라 중국 내부에서 다른 이유로 부진을 겪고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수출 비중 변화가 크게 나타날 수는 없는 구조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개별기업들이 미국으로 가는 경영상의 이유가 있을 수는 있다"라며 "가령 반도체는 미국에서 자국 투자를 많이 권하고, 미국이 동시에 중국을 견제하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 그런 결정을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빠져나와서 미국으로 가거나, 한쪽이 덜 중요해서 가는 것이라는 건 정확한 시각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우리의 포지션은 미·중 양국을 모두 챙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실무적으로도 우리가 외교력을 통해 양국을 설득하는 작업을 꾸준히 병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바우 산업연구원 국제통상(FTA) 전문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비중이 올해 조금 늘어난 부분을 두고 이를 미국으로 기울고 있다고 평가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김 연구원은 구조적으로 우리나라가 미·중 양국에 교역하는 구조가 다르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나라가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품목은 자동차이고,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것은 반도체다"라며 "품목들의 수요 변화와 각국의 내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수출 비중은 바뀔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미·중 간 패권경쟁이 생기면서 우리가 생각하지 않았던 고민도 생기고 있다"며 "중국에서 다변화해야 된다는 주장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럴 순 없다. 중국은 우리나라에 최적화된 생산기지다"라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최근 요소수 사태 등으로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긴 하지만 무턱대고 리쇼어링을 하거나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면 단가가 맞지 않을 수 있다"며 "실리를 챙기자면 신남방과 더 긴밀한 협의를 하는 게 낫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에 들어가는 기업은 지분의 50%를 중국 정부와 나눠 가지는 구조다. 우리나라의 공급망에 타격이 가면 중국도 함께 손해를 보는 구조다"라며 과거 일본의 수출규제와 같은 충격을 이번 요소수 대란과 동일시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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