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연준의 이같은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한편에서는 커지고 있다. 나티시스의 조셉 라보르그나 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평가했던 연준이 이제는 인플레이션 기간을 과대평가하고 잘못된 시기에 긴축을 하는 실수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만약 현재의 인플레이션 추세가 누그러진다면 연준은 다시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라보르그나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CNBC는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급격한 방향 전환으로 유명해졌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연준은 지난 2018년에도 금리를 올리는 이른바 '정상화'를 시도하다가 글로벌 경제가 약세를 보이면서, 정책의 방향을 수정해야 했다.
연준은 2020년 연말에는 다시 개입해 일자리에 초점을 맞추고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꺼이 용인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제 1년이 지난 지금 인플레이션에 강력 대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물론 시장 상황에 따라 연준이 정책 방향을 수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이 스스로의 방향과 전망을 자주 수정하고 급격히 노선을 변경하는 것은 신뢰도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라보르그나 이코노미스트는 "연준과 시장이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상황은 2018년 12월과 섬뜩하게도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연준의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기대에도 불구하고 국채 금리는 유난히 안정적이다. 채권 시장은 11월 중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5년과 10년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연준의 방향 변화가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시장은 2022년에 두 번, 어쩌면 세 번 정도 연준이 각각 0.25% 포인트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11월 오미크론으로 인해 시장은 휘청거렸지만, 연준의 매파 변신이 시장 하락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연준은 정확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코로나19에 신속히 대처했으며, 인플레이션 가속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준 내에서 비둘기파로 불리는 이들 역시 인플레이션에 제동을 걸어야할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기에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해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한다면, 이 역시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매우 투명하게 금융 상황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