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디폴트는 중국판 리먼사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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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12-0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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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룸버그 "헝다 디폴트에도 시장 충격 없어"

  • "중국 지준율 인하 등이 충격 완화... 더 강한 조치 나올 수도"

  • "부동산 업체들 연쇄 디폴트는 우려"

헝다 [사진=로이터]

중국 부동산재벌 헝다(恒大)그룹이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인정했지만, 시장에 가해진 충격은 예상보다 덜했다. 헝다의 디폴트가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헝다가 지난 6일 달러채 이자상환 유예기한을 넘기는 디폴트 상태에 빠졌지만, 예상보다 금융 시장에 가해진 충격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 헝다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후 다수 외신들은 이를 두고 중국판 리먼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헝다의 총 부채규모가 355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규모이기 때문에 파산이 현실화하면 연쇄 부도뿐 아니라 중국 금융 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실제 헝다가 사실상 디폴트 상태에 들어서자 오히려 중국 증시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오전장 마감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 이상 급등했다. 전날에도 지수는 1.18% 급등했다. 지난 9월 23일 이후 종가 기준 최고치였다. 

상하이·선전 증시에 상장한 대형 우량주 300개로 구성된 CSI300지수도 6주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위안화도 초강세 행진을 이어갔다. 8일 역외 시장에서 위안·달러 환율은 장중 6.3512위안까지 내려가며, 가치는 2018년 5월 31일 이후 3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이 내렸다는 건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중국 당국이 헝다 디폴트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 타격을 완화하는 데 영향이 됐다고 분석됐다. 앞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7일부터 농업·소형기업을 지원하는 재대출 금리를 내린 데 이어 15일부터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도 인하하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의 지준율 인하 발표와, 통화정책 완화 신호는 중국 금융시장에 신뢰를 불어넣었다”며 “금융 시장 붕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게 줄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당국의 추가 개입도 전망된다. 류리강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은 헝다 디폴트가 중국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훨씬 강화된 정책적 지원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헝다 디폴트에 이은 부동산 업체들의 연쇄 디폴트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116억 달러(약 13조6000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자자오예(佳兆業·카이사)는 현재 4억 달러 규모의 달러채 이자를 상환하지 못하고, 지난 8일 홍콩증시에서 거래가 중단됐다.

아비쉐크 라왓 홍콩자산관리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에 “헝다가 최종 디폴트 처리된다고 해도 시장이 놀랄 만한 일이 아니라서 공포를 촉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채무 구조조정의 상황에서 역외 채권자들이 어떤 대우를 받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블룸버그도 “헝다의 디폴트가 부동산 업계로 전이돼 중국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을 붕괴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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