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 살인사건' 유족, 이재명 상대로 1억원 손배소

李 "'데이트폭력'으로 치부하는 발언 죄송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변호한 조카의 살인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피해자가 이 후보의 발언으로 피해를 봤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 후보가 이 사건을 '데이트 폭력'으로 말한 것에 유족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것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2006년 이 후보 조카에게 배우자와 딸이 살해당하고도 자신도 중상을 입었던 A씨는 전날 이 후보를 상대로 하는 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A씨는 소장에서 이 후보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조카의 살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지칭해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이 후보에게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의 조카 김모씨는 2006년 5월 8일 서울 강동구 암사동 A씨의 자택에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러 A씨 배우자와 딸을 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김씨를 피해 5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 

이 후보는 당시 변호사로서 김씨의 형사재판 1·2심 변호인을 맡았다. 이 후보는 재판에서 김씨가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주장을 폈던 것으로 최근 재조명돼 논란이 일었다. 김씨는 1·2심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상고를 취하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 후보는 지난달 24일 조카 변호 경력을 언급하며 "제 일가 중 한 사람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 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이 후보는 지난달 26일 "데이트 폭력이라는 말로 사건을 감추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다"며 "상처를 입은 분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