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용자, 내년에 대출 더 어렵다…중·저신용자는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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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12-1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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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고신용자일수록 내년에 올해보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내년 은행권이 지켜야 할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가 올해보다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중·저신용자에게는 대출 숨통이 트이는 반면 고소득·고신용자에게 대출 규제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세 곳은 4.5%, 두 곳은 약 5%를 내년 증가율 목표로 제시했다. 앞서 금융 당국은 지난달 중순 은행들에 내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 제출을 요청하면서 내년 은행권의 가계대출을 평균 4.5% 수준에서 관리하겠다는 지침을 각 주요 시중은행에 직접 유선으로 전달했다.

세 곳의 시중은행에서 내년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로 제시한 4.5%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 최소 기준인 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4.5%를 낸 곳은 '은행권 평균 정도로 관리하겠다'는 뜻을, 5%를 제출한 곳은 '올해 잘 관리했으니 내년 인센티브(혜택)를 기대한다'는 뜻을 당국에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올해 가계대출의 증가율은 △KB국민은행 5.43% △신한은행 6.30% △하나은행 4.70% △우리은행 5.40% △NH농협은행 7.10%이다. 연초 금융 당국은 올해 가계대출의 증가율 목표치를 5~6%대로 제시했었는데, 5대 은행의 단순 평균 증가율은 12월 말에는 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1.5%포인트나 낮게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차주(대출자)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고신용자일수록 올해보다 더 대출을 받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다음 달 1일부터 총대출액(신청액 포함)이 2억원을 초과하면 차주별 DSR 40%를 적용한다. 6개월 이후인 내년 7월부터는 총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하면 DSR 규제를 받는다. DSR 상환 시 신용대출의 상환 만기도 7년에서 5년으로 짧아져 대출자 입장에서는 대출 여력이 더 줄어든다.

다만 대출 한파 속에서도 중·저신용자의 가계대출 문은 내년에 다소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정책서민금융을) 대출 총량 관리 한도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구체적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금융권과 협의를 거쳐 12월 중 확정하겠다"고 했다. 금융 당국이 총량 관리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권에서 중·저신용자를 겨냥한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올해보다는 중·저신용자의 대출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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