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석유공사를 통해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알뜰주유소의 현안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 '알뜰주유소사업 10년 평가와 과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연구용역은 알뜰주유소 도입이 10년이 지났으며, 업계의 개선요구가 큰 만큼 관련 문제를 파악하고 정책·법안제의를 하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연구용역이 진행되는 도중 에너지경제연구원으로부터 중간보고를 받아왔다. 이달 말 회의를 거쳐 내년 1월 개선방안이 담긴 최종 연구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산업부 내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중간보고에는 알뜰주유소의 문제점과 자영 주유소 현안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달 말 예정된 회의에서는 개선내용 등이 포함된 총체적인 연구결과가 보고될 전망이다.
정부의 연구용역은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의 경우, 문제점을 알지만 애써 무마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석유협회는 12월 예정된 연구용역 관련 회의 내용 등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4월 한국석유협회가 KEI 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9월 결과가 나온 ‘알뜰주유소 제도개선 연구용역 보고서’와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석유협회의 연구용역 보고서는 알뜰주유소의 문제점으로 △수요 독점화에 의한 공동행위 발생 △도로공사 경쟁 중립성 훼손 △인센티브, 정부예산지원, 관리·감독 미비에 따른 경쟁 중립성 훼손 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는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알뜰주유소를 민영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측의 연구용역이 개선방안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알뜰주유소의 현안과 문제점은 같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산업부는 자영 주유소에 대한 여론이 폭리를 취하는 사업자로 형성된 만큼 당장 알뜰주유소에 대한 문제점 개선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정부가 지난달 12일부터 시행한 '유류세 인하' 정책에 있어서도 하루 빨리 유류세 인하 기름을 받아 인하분을 즉시 반영한 알뜰주유소와 비교해 기름값 인하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 자영 주유소를 향해서는 주요 포털 기사에 각종 악성 댓글이 달렸다. 정부는 이 같은 분위기를 이용하려는 듯 보인다.
정부가 몸을 사리는 동안에도 자영 주유소들의 피해는 커져만 가고 있다. 지난해에만 220개 주유소가 문을 닫았으며, 517개 주유소는 휴업에 들어갔다. 올해는 8월까지 186개 주유소가 폐업했다. 반면 지난해 기준 알뜰주유소 수는 1242개로 전년(1182개) 대비 60개가 증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