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과 지능로봇 등 연구를 선도해 국가 발전에 헌신한 과학기술인 8명이 정부의 과학기술유공자로 지정됐다.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자연·생명·엔지니어링·융합 분야별로 연구자 2명씩 총 8명을 2021년도 과학기술유공자로 신규 지정한다고 밝혔다. 그간 지정된 과학기술인은 총 77명이다.
고(故) 명효철 고등과학원 원장(1937∼2010)과 고 이익춘 인하대학교 명예교수(1929∼2016)가 자연분야 과학기술유공자로 지정된 2인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명 원장은 양자역학의 일반화에 관한 수학적 이론 확립에 기여한 탁월한 수학자로, 미해결 난제인 'Albert 문제'를 미국 물리학자 오쿠보 교수와 함께 해결해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이 교수는 한국 물리화학의 기초를 세운 화학자로, 교차작용상수 개념을 제안해 유기반응의 전이상태 구조해석 이론을 정립하고, 국제학술지 창간으로 국내 화학 연구의 국제화를 선도했다.
고 김정룡 서울대학교 명예교수(1935∼2016)와 박상대 서울대학교 명예교수(1937)가 생명분야에서 지정된 2인이다. 김 교수는 B형간염 바이러스를 사람 혈청에서 분리, 예방백신 연구 수행으로 국산 B형간염 백신 '헤파박스'를 개발해 B형간염 유병률 하락과 국민 보건에 기여했다. 박 교수는 한국 생명공학의 연구를 선도하고 기초연구의 기반을 구축한 생명과학자로, 국제백신연구소 국내 유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설립 등 국내 분자·세포생물학 연구기반 구축과 세계화에 기여했다.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고 변증남 KAIST·UNIST 명예교수(1943∼2017)와 이현순 두산그룹 고문(1950)이 지정됐다. 변 교수는 대한민국 로봇연구의 선구자로, 국내 최초 산업용 로봇 개발 및 지능로봇 연구를 통해 최적제어이론, 지능형 로봇제어, 퍼지이론 등 제어공학 분야의 탁월한 선도자로 인정받았다. 이 고문은 차량용 엔진과 변속기를 개발한 대한민국 대표 자동차공학자로, 대한민국의 엔진 기술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 자동차 생산 강국의 토대 마련을 주도했다.
고 김삼순 서울여자대학교 명예교수(1909∼2001)와 정근모 전 과학기술처 장관(1939)은 융합·진흥분야 2명으로 지정됐다. 김 교수는 균학 발전에 기여한 한국 최초 여성 농학박사로, '한국산 버섯도감' 출간, 느타리버섯 인공재배법 등을 연구했고 여성 고등교육, 연구소 설립 등 과학 제도화에 헌신했다. 정 전 장관은 과학기술 행정에 기여한 원자력 전문가로, 국가 기술 자립과 SRC, ERC 등 우수연구센터 지원, G7 등 중장기 대형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했고, KAIST, 고등과학원 등 국내 과학기술계 기관 설립의 산파 역할을 했다.
과학기술유공자 제도는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과학기술인을 대통령 명의 증서 수여, 명예의 전당 헌정, 과학기술 강연 지원 등으로 예우함으로써 과학기술인의 명예와 긍지를 높이고 과학기술인이 존중받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인이 존중받는 사회문화 조성을 위해 법정기념일과 명절에 대통령 명의의 격려, 작고한 유공자에 대한 헌정사업 추진 근거 등을 담은 '과학기술유공자 예우에 관한 규정(대통령 훈령)'을 제정해 오는 16일 공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상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정책국장은 "과학기술유공자 분들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숭고한 정신이 청소년들에게도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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