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소년 백신 접종과 방역패스 적용에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나섰다. 방역패스를 빌미로 한 '강제 접종'이라는 반대 목소리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접종 예방효과를 강조하는 동시에 방역패스 적용 시기·범위 등을 조정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15일 오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함께 서울 성동광진교육지원청에서 '코로나19 백신 청소년 접종 관련 학생·학부모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와 광진·성동지역 중.고등학생과 학부모 등 20여명이 함께한 자리였다. 온라인 중계 없이 진행됐는데 "참석자들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고 총리실은 설명했다.
김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자식을 가진 입장에서 왜 우려를 안 하겠느냐"면서도 "현재로써는 청소년 백신 접종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백신 안전성을 입중해 고3 학생들도 성공적으로 접종을 끝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 청소년 신규 확진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본인과 가족, 친구 등을 위해 접종을 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소아청소년 1차 접종 예약률은 12~15세 56.0%, 16~17세 78.1% 수준이다. 내년 2월부터 청소년에게도 방역패스를 적용한다는 정부 방침에 예약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예약 건이 모두 실제 접종으로 이어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이날부터 본격화 할 예정이었던 '찾아가는 학교단위 백신 접종'도 참여율이 저조하긴 마찬가지다. 교육부가 지난 6일부터 12일 정오까지 희망수요를 조사한 결과 미접종 설문 참여자 29만23명 중 8만3928명(28.9%)만이 응했다. 서울의 경우 전체 1316개 초·중·고교 중 87.7%에 해당하는 1154개교가 이 방식에 동의했지만, 신청인원 수가 1~10명인 학교가 952개교(82.5%)에 달했다. 결국 이번주에는 부산·광주·경북 등에서만 찾아가는 접종이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 등 대부분 지역은 다음주 이후로 미뤘다.
학생·학부모들은 전면등교 유지와 이를 위한 백신 접종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걱정을 떨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간담회장 밖에선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 시민단체와 청소년 백신 접종 사망피해자 유족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살인백신 강요하는 김부겸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에 정부는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시기를 2~3주가량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원 측과 협의체를 꾸려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전면등교 원칙은 계속 유지한다.
김 총리는 "청소년 방역패스는 백신 접종을 강제하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소년 백신 접종에 대한 오해와 걱정이 생기지 않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상반응에 대해서도 더욱 강화된 대응을 통해 안심하고 접종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