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차관 "한국과 5G 네트워크 구축 논의"...反中포위망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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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1-12-1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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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 [사진=미국 국무부]

방한 중인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이 16일 "한국 등과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구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대중(對中) 견제 차원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나선 가운데 중국을 제외한 한·미 정보동맹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5차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 개회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에 대한 요구(desire)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란 중국을 제외한 5G동맹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간 경쟁이 기술패권으로 격화되는 가운데 특히 5G와 차세대 이동통신(6G)은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로 꼽히는 분야다. 앞서 미국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에 첩보를 제공한다며 자국산 반도체의 수출 금지 및 5세대(5G) 네트워크 사업 배제 등의 강력 제재를 부과한 바 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한국은 5G 분야의 리더이고,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관심이 있는 몇몇 국가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더 참여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 페르난데스 차관은 '반중(反中) 경제블록' 구상으로 평가되는 경제번영네트워크(EPN)를 주창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제2차 경제번영 파트너십 대화’(EPPD)에서 대만과 디지털 경제와 5G 네트워크 보안, 과학기술 협력 등 대(對)중국 경제 압박을 논의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개회사를 통해서도 "한국과 미국의 경제관계는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너머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린치핀(linchpin·핵심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70년 동안 지속된 우리의 동맹은 세월의 시험대에 섰고, 세월이 흐르면서 진정으로 포괄적이고 글로벌한 동반자 관계로 성장하고 성숙해졌다"며 "이는 올해 초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 워싱턴에 초대한 두 명의 외국 정상 중 한 명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했을 때 명백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의 관계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지역을 유지하는 것에서부터 기후변화, 보건 및 여성의 경제 역량 증진 그리고 과학기술 및 사이버, 우주 부문 협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신기술에까지 이른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이날 오후 윤태식 기획재정부 국제차관보와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등 경제부처 고위 당국자, 산업계, 경제계 인사와 만날 예정이다. 이후 17일에는 최 차관과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대면회의'를 한다. SED는 지난 2015년 처음 개최된 외교부와 미 국무부 차관급 경제외교 협의 창구다. 미 국무부 소속인 페르난데스 차관이 이처럼 카운터파트인 외교부뿐만 아니라 기재부, 산업부는 물론 국내 기업까지 두루 만나는 것은 그만큼 외교무대에서 경제 안보가 중요해졌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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