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수입·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신세계L&B가 신세계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거듭나고 있다. 홈술 트렌드와 함께 자체 주류전문점 '와인앤모어' 출점 확대 전략이 맞물려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세계L&B는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43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 매출(1454억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매출이 2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신세계L&B는 지난해 매출 1454억원, 영업이익 10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6%, 222% 증가하며 코로나19 속에서도 큰 폭의 성장을 일군 바 있다.
신세계L&B는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에 공급하고, 와인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포부로 2008년 12월 설립된 이마트 자회사다. 2009년 52억원에 그친 매출은 2016년 426억원까지 급성장했고 이듬해 665억원, 2019년엔 935억원까지 뛰어올랐다. 그러나 높은 성장세에도 수익성은 좋지 않아 영업이익률이 2016년 1.4%, 2017년 0.8%, 2018년 2.7%, 2019년 3.0% 등에 불과했다.
이마트와 편의점, 신세계조선호텔, 에브리데이리테일 등 그룹 내 계열사 위주로 매출이 가파르게 늘었지만 가격 경쟁을 위해 잦은 프로모션과 할인 등을 실시해 마진을 거의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내부거래 비중을 대폭 줄였다. 신세계L&B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매출 중 내부거래에 해당하는 특수관계기업 간 매출 비중은 58%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0억원을 넘었고 영업이익률도 7.1%로 뛰어올랐다.
이 같은 성장에는 주류 전문점 '와인앤모어' 출점 확대와도 맞닿아 있다. 신세계L&B는 최근 계열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전문점 매장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신세계L&B는 2016년 7월 서울 한남동에 '와인앤모어' 로드숍을 테스트 점포로 오픈한 이후 2017년 8개, 2018년 11개 점포에 머물렀다. 2019년부터 29개로 증가한 이후 2020년 35개에서 올해 12월 기준 44개까지 지속적으로 출점을 늘리고 있다.
신세계L&B는 앞으로도 소비자 접근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자체 주류전문점 와인앤모어 출점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다양한 품종의 와인과 함께 위스키, 저도주, 발포주 등 다양한 품목의 주류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L&B 관계자는 "MZ세대들을 중심으로 와인, 위스키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소비자 접근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점포 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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