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넷플릭스, 세기의 재판 2라운드...쟁점은 '이중과금·O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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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21-12-1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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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23일 2심 첫 재판...소송 증거·주장 정리

  • 1심 패소한 넷플릭스...이중과금·OCA로 반전 노리나

[그래픽=아주경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를 놓고 세기의 재판 2라운드를 벌인다. 1심 재판에서 SK브로드밴드가 기선을 제압한 가운데 2심 재판에선 ‘이중과금·오픈커넥트얼라이언스(OCA)’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오후 2시 서울고등법원에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채무부존재 확인·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이 병합심리돼 첫 변론준비기일을 갖는다. 변론준비기일은 변론기일에 앞서 당사자 간 주장과 증거를 정리해 소송 관계를 명확하게 하는 절차다.
 
재판 일지를 보면, 넷플릭스는 지난 6월 25일 ‘채무부존재 확인’ 1심 재판에서 패소한 이후 항소를 진행했다. 1심 재판 이후에도 넷플릭스가 유상의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지 않자 SK브로드밴드는 지난 9월 30일 반소를 제기했다.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라는 취지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제기한 것이다.
 
지난 11월 5일 넷플릭스는 항소이유서를 제출했고, 지난 12월 3일에는 반소청구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12월 17일 준비서면과 감정신청서를 제출했다. 2심 재판을 앞두고 넷플릭스는 여론전에 나섰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부사장은 지난 11월 방한해 기자회견을 열고 망 이용대가와 관련해선 자체 트래픽 절감 기술인 OCA를 활용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또 토마 볼머 넷플릭스 디렉터도 한국의 인터넷 생태계를 강조하면서 기업 간 협의를 통해 최종적인 인터넷 사용자(엔드유저)가 콘텐츠를 빠른 속도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해외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나 한국 국회의 반응은 차갑다.
 
지난달 29일 13개 유럽 이통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빅테크 기업에 통신망 개발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냈다. 국회에선 김상희 부의장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콘텐츠사업자(CP)의 망 이용대가 지급을 강제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넷플릭스는 1심 재판과 달리 2심 재판을 앞두고 ‘망 중립성’과 ‘접속은 유상, 전송은 무상’이란 주장을 내려놨다. 실제 1심 재판부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인터넷망에 접속하고 있고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고 있어 “망 중립성에 관한 논의나 전송의 유상성에 관한 논의와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넷플릭스가 대가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넷플릭스는 2심에서 이중과금 문제와 OCA를 집중적으로 거론할 전망이다. 이미 한국의 이용자들이 ISP에 요금을 내는 상황에서 CP사가 망 사용료를 내는 건 ‘이중과금’이란 주장이다. 또 트래픽을 줄이기 위해선 망 사용료를 지급하는 게 아니라 기술 솔루션인 OCA를 통해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이 같은 주장이 인터넷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란 입장이다. 인터넷 시장은 이른바 ‘양면시장’이기 때문에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CP사와 이용자 모두에게 요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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