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16일에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영란은행은 이날 열린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시장의 동결 전망을 깨고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0.1%에서 0.25%로 올렸다.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무려 3년 만이다. 앞서 호주중앙은행(RBA)이 이르면 내년 2월 양적완화(QE) 정책을 종료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필립 로 RBA 총재가 16일 공개연설에서 내년 2월 자국의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작업을 완전히 종료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RBA는 지난해 11월부터 기준금리(2024년 4월 만기 3년물 국채) 목표치를 사상 최저치인 0.10%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한층 빨라지는 분위기다. 최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한 데 이어 내년에도 물가 안정 목표치인 2%를 상회하는 등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앞서 언급된 미국 연준의 긴축 움직임 역시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다.
이미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바 있는 한국은행은 "미국 연준에 끌려갈 이유는 없다"면서도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밝히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내년 1분기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자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등 상황 변화와 관련해서도 "경기 흐름과 금융 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는 바뀐 게 없다"고 언급해 내년 1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기준금리 결정권을 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도 매파적 견해를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최근 한은이 공개한 11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의견 개진을 하지 않는 이 총재를 제외하고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 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서 실질기준 금리수준은 올해 봄에 비해 오히려 낮아진 상황이며, 그에 따라 완화 정도를 조정할 필요성은 더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