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물론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 등 중대한 이벤트를 앞둔 중국 지도부로선 경제성장의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내걸고 통화 완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전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금리 인상 등 속속 긴축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LPR 인하 폭 '미미'···추가 통화 완화 목소리 고조
이후 인민은행은 재대출, 지급준비율 인하 등으로 시중에 돈을 푼 데 이어 20일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LPR도 20개월 만에 하향 조정한 것이다.
다만 이번 LPR 인하 폭은 0.05%로 미미하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마크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에서 "중국 통화정책이 완화로 기울고 있지만, 전면적 완화 수준에는 못 미친다"며 "중국이 내년 1년 만기 LPR을 총 0.45%포인트 더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중국 지도부는 일단 이달 내놓은 일련의 유동성 완화 조치가 효과를 낼지 지켜보면서 경기 하방 압력이 여전히 거세다고 판단하면 추가 통화 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이상으로 잡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코로나19 봉쇄령으로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부동산 신용 리스크가 고조되면 5% 달성도 힘겨울 수 있다. 최근 중국 국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도 내년 5% 성장률을 확보하려면 금리 인하와 인프라 투자 강화 등을 통한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 '안정' 확보하라···내년초 정책금리 인하설도
이에 따라 내년 중국이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인하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이 마지막으로 MLF 금리를 내린 건 지난해 4월 15일이다. 당시 1년물 MLF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한 2.95%로 조정한 이후 20개월 넘게 동결했다.옌써 베이징대광화관리학원 부교수는 중국 제일재경일보를 통해 "통화정책 중심이 이미 안정적 경제성장에 맞춰진 만큼 MLF 정책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여전하다"며 "내년 1분기 MLF 금리를 10bp(1bp=0.01%포인트) 내리고 LPR을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추가 지준율 인하 가능성도 존재한다. 싱자오펑 호주 AZ은행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신용 리스크 등 여파로 내년 초 추가 지준율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브루스 팡 화싱자본증권 연구원도 중국이 내년 1월 추가 통화 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며 추가 지준율 인하나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 세계와 거꾸로 가는 중국 통화정책
하지만 세계 각국이 금리 인상 등 긴축으로 돌아선 가운데 중국만 나 홀로 금리를 내려 돈을 풀었다간 자금 유출 등 리스크에 맞닥뜨릴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중국 지도부는 위안화 강세, 대외수출 호조 속 자금 유출은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게다가 지난해 코로나19 발발에 따른 글로벌 금리 인하 열풍 속에서도 인민은행은 LPR을 고작 30bp 내리는 데 그친 만큼 추가 통화 완화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인플레이션 부담도 덜며 통화정책 운신의 폭도 넓어졌다. 왕타오 UBS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돼지고기 가격 등 식품 가격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소비가 미약해 인플레이션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 데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세 주춤으로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세도 꺾여 내년엔 약 3~4%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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