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경영지원실 내에 '공급망 인사이트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각 사업부 산하에도 '구매전략그룹(MX)', '글로벌 운영팀(VD)', '원가혁신TF(생활가전)' 등 공급망 관리를 담당하는 조직을 신설했다. 또한 제품 주문부터 배송까지 한 시스템으로 처리하는 N-ERP를 한층 강화해 내년 1월부터 전 세계 법인에 도입한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세계 각국이 자국 위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주요 부품의 공급난 문제가 불거지면서 관련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미·중 패권 경쟁과 물류 대란이 장기화 국면이 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갈수록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고 있고, 이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이에 양사 모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전담조직을 세우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은 올해 공급망 확보를 위해 주요 임원들이 수시로 해외 출장길에 올랐고, 주요 반도체·전자 부품 생산 업체들이 몰린 대만의 날씨 변동까지 예의주시하며 신경을 썼다. 하지만 일부 스마트폰과 TV·생활가전 제품은 생산 차질을 빚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빠르게 진화하지 못한 베트남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거나 미국으로의 물류 차질 등이 악재가 됐다.
21일부터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삼성전자의 임원급 정례회의인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 테이블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전사적으로 글로벌 공급망 이슈와 물류 대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도 최근 각 사업본부의 공급망 관리(SCM) 조직을 강화했다. 기존의 'SCM실'을 'SCM 담당' 조직으로 격상하고, '반도체 개발·구매팀'과 '반도체 공급 대응 태스크'를 신설했다. 또 물류를 지역별로 체계적 관리를 위해 '유럽 SCM팀'과 '북미·아시아 SCM팀'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G의 미래 신사업으로 부상한 전장(자동차 전자 장비·VS) 사업본부는 반도체 수급에 연일 노심초사하고 있어, SCM 대응 조직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시장을 강타한 공급망 위기 사태가 내년에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각사별 공급망 관리 전담조직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결국 내년 주요 기업의 실적 성패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렸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