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집값이 주춤한 반면 재건축 사업이 기대되는 아파트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거래량은 줄었지만 거래될 때마다 최고가를 경신하는 모습이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한강변 최대어로 꼽히는 한강맨션 전용 120㎡가 지난 15일 44억5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 기록했다. 지난 10월 40억원보다 4억5000만원 뛴 가격이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 9월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지난 20일에는 GS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이다. 1976년 준공돼 재건축을 추진 중인 여의도 서울아파트 전용 139.31㎡도 지난 10일 4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전 고가보다 1억원 올랐다.
최근엔 오세훈 서울시장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신속통합기획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관련 재건축 단지들 가격도 뛰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대치미도)은 지난달 서울시에 신통기획 참여 의사를 밝혔다. 신통기획 참여 의사를 밝히고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달 8일 대치미도 전용면적 128㎡는 41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인 지난 8월 36억5000만원보다 4억9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대치미도 인근 한 공인중개업자는 “앞서 번번이 재건축이 무산됐지만 오 시장 취임 이후 주민들이 재건축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 같다”며 “집값이 많이 올랐음에도 여전히 문의는 꽤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신통기획 참여를 계속 논의하다 최근 참여 의사를 밝힌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 역시 지난달 15일 28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 8월 기록한 종전 최고가인 27억8000만원을 넘어섰다. 신통기획 참여 의사를 밝힌 송파구 장미1차 전용 71㎡도 지난달 2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1월 18억1000만원보다 3억원 넘게 올랐다.
강남 압구정도 신통기획으로 인한 재건축 바람이 불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3구역에 이어 압구정2구역(현대9·11·12차)도 서울시가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 11월 현대9차 아파트 전용 108.88㎡는 36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인근 현대8차 아파트 전용 107.64㎡ 역시 지난 11월 36억8000만원으로 신고가에 거래됐다.
신통기획에 참여하기로 한 여의도 시범아파트에서도 신고가가 나왔다. 지난 10월 시범아파트 전용 79㎡는 20억1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근 여의도 삼부아파트와 한양아파트도 신통기획 참여 신청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한편 신통기획이 재건축 단지 집값을 자극할 수 있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주택시장 거래는 사실상 실종된 분위기"라면서도 "수급 불균형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되기 전까지는 특정 이슈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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