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증권 "에이치앤비디자인 신약개발, 성과 달성 못할 가능성 매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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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입력 2021-12-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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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앤비디자인이 인수한 바이오 기업인 포에버엔케이에 대해 상당히 박한 평가가 나왔다. 

20일 에이치앤비디자인 유상증자의 모집주선사인 유진투자증권은 에이치앤비디자인의 신규 사업인 바이오 사업에 대해 "기존 포에버엔케이를 경영해 온 임원이 에이치앤비디자인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되고 여전히 포에버엔케이 대표이사의 직책을 수행하고 있지만, 신약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분석과 전망이 면밀하지 못하다"며 "신약개발 성공 여부, 라이센스 아웃 시점 등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지난 9월 에이치앤비디자인은 포에버엔케이의 지분 50.19%를 인수하며 바이오사업에 뛰어들었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주로 △보조배터리 △라이프웨어(노트북 유통 등) △마스크 제조 등을 영위했는데, 결이 크게 다른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신사업 진출 배경에 대해 에이치앤비디자인 대표이사는 "아리바이오에 지분 투자한 적이 있고, 아리바이오 주요 임원들과 소통해 왔다"며 "보조배터리 사업과 연관성은 없지만,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경영한다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NK세포 작용 기전[출처=금감원 전자공시]


2019년 5월 설립된 포에버엔케이는 NK(자연살해) 세포치료제 등 신약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세포치료제는 △줄기세포 △면역세포 △체세포 등으로 나뉘는데 이 중 NK 세포는 면역세포로 △백혈병 △간암 △폐암 등의 질환에 적용 가능하다. 

다른 면역세포인 T세포, B세포 등과 달리 추가적인 활성화 과정 없이 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다양한 면역수용체를 이용해 암세포를 스스로 감지한 후 제거할 수 있다. 또 NK세포는 암세포의 증식, 전이를 억제할 뿐만 아니라 암의 재발에 중요한 암 줄기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항암 면역치료제 개발 측면에서 다른 면역세포들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녹십자랩셀과 차바이오텍이 관련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포에버엔케이는 췌장암과 아토피 관련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박사급 3명, 석사급 3명 등 총 9명의 연구인력이 있으며 임상은 2022년 혹은 2023년에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설명서 내에서도 임상 진행 시기는 엇갈리고 있다. 
 

임상 시기에 대해 단락마다 다른 예상을 내놓고 있다.[출처=금감원 전자공시]


현재까지 유의미한 매출은 발생하고 있지 않다. 올해 역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7600만원에 불과하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은 2025년부터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는데 설득력은 떨어진다. 지분 취득 당시 동현 회계법인은 현금흐름할인법(DCF)으로 기업가치를 구하며 2025년 1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2024년말에서 2025년 중반 조건부 신약 허가를 받는다는 가정하에 계산된 수치다. 동현 회계법인 역시 "향후 경영실적이 가치평가 당시 예상과 유사하게 달성될 확률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또한 에이치엔비디자인은 포에버엔케이의 신약 허가가 1상 이후 3년 내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통상의 기간보다 상당히 빠른 것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신약개발의 단계별로 비임상 약 8년, 임상 6.5년, 허가 검토에 약 0.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 바이오경제 연구센터는 임상 1부터 승인까지 대략 7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이달 진행하는 유상증자 청약 결과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는 상황이다. 총 청약률이 90.65% 이하일 경우, 관리 종목 지정이 유력 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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