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기업들의 AI VR 연구개발 강화 주문
23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시 정부는 내년부터 현지 기업들에 대한 ‘가상세계과 현실사회 간의 상호 작용을 위한 플랫폼 연구’를 강화하도록 주문하기로 했다. 내년도 상하이시 경제 정책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회의에서 이런 논의가 진행된 만큼 상하이의 관련 기술 육성 의지가 강한 것으로 해석됐다.실제 상하시는 최근 몇 년 간 인공지능(AI)와 가상현실(VR) 등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중앙정부가 상하이 푸둥 지역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견인할 도시로 낙점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당시 상하이시는 2035년까지 고도의 질적 성장을 통해 푸둥신구의 경제체제·거버넌스를 현대화하고, 2050년까지 푸둥신구를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리창(李强) 상하이시 당서기와 궁정(龚正) 상하이시 시장이 참석한 지난 21일 회의에서는 “도시의 디지털 변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왕젠 상하이 사회과학원 부원장은 “상하이와 창장삼각주 지역의 지방 정부들은 집적회로, 생명공학, AI에 중점을 두고 미래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이런 기술들은 다양한 산업에 적용돼 경제와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왕 부원장은 “상하이시는 외국기업들이 본토로 진출하는 관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 산업을 건설하는 것이 목표”라고 진단했다.
비리비리·미하유·소울 등 수혜 입을 듯
SCMP는 상하이시의 이 같은 계획에 따라 해당 분야의 핵심 기업들이 법인세 인하 등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SCMP는 최근 상하이시의 계획이 메타버스의 부상과 맥을 같이한다는 점에 주목했다.중국에서는 최근 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 사업에 발을 들이고 있다. 증권일보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1360개 이상의 본토 기업들이 메타버스 관련 상표 등록을 신청했는데, 이는 3개월 전 130개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상하이시에 기반을 둔 영상 플랫폼 공유업체 비리비리와, 게임업체 미하유(米哈遊), 데이팅-채팅 애플리케이션(앱) 소울(Soul)도 자체 메타버스 산업 구축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미하유의 차이하오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메타버스가 2030년까지 최소 10억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완전한 메타버스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리비리도 이달 초 새로운 앱, 문화, 게임, 가상자산, 커뮤니티가 구축된 메타버스인 ‘UPowerchain(高能鏈)’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대형 IT기업 텐센트의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 소울도 자사 앱에서 AI 기반 추천을 통해 같은 생각을 가진 사용자를 매칭한 ‘청소년 소셜 메타 유니버스’ 구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최근 메타버스 관련 사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 조짐이 나타나면서 상하이시의 메타버스 기술 개발 계획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이달 초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메타버스가 가상자산을 통한 불법 자금 조달 및 자금 세탁 위험을 수반한다”고 비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