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비용절감과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비대면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은 20~30대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사이버마케팅(CM)채널을 집중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종신보험 등 상품이 복잡하거나 장기적인 보험료 납입이 필요한 상품은 상대적으로 비대면채널 선호현상이 적어, 보험사의 수익성 면에서는 비대면채널 확대가 오히려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CM채널 4년 새 두 배 성장…보험사들 관련 보험 출시 경쟁
보험업계의 대표적 비대면 채널인 CM채널의 원수보험료(매출)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15개 손해보험사의 CM채널 원수보험료는 총 3조23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손보업계는 현 추세대로라면 올 연간 CM채널 원수보험료는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별로 보면 같은 기간 삼성화재의 CM채널 원수보험료는 전년 동기(1조3198억원)보다 11% 증가한 1조4686억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이 각각 4575억원, 4570억원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도 CM채널에서 선전했다. KB손보의 CM 채널 원수보험료는 지난해 상반기 307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874억원으로 26% 늘었다.
CM채널 원수보험료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비대면 영업이 확대되면서 성장세가 빨라진 모습이다. 2017년 1조9517억원 수준이던 CM채널의 원수보험료는 2018년 2조6567억원, 2019년 3조1061억원을 거둬들였다. 이는 스마트폰 보급이 보편화되면서 온라인 가입이 더욱 편리해졌고, 대면이나 TM(텔레마케팅) 등 다른 채널보다 보험료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전체 원수보험료 중 CM채널을 비롯한 온라인채널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보험연구원의 정기 간행물 'KIRI리포트'에 실린 '온라인채널 보험 가입자 상품·연령별 특성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명보험 초회보험료 가운데 온라인채널(CM채널) 판매의 비중은 0.5%다. 2018년 0.14%의 4배에 달했다. 손해보험의 1분기 원수보험료 가운데 온라인채널 비중은 6.46%로 2018년 3.91%보다 2.5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경우 CM채널 비중이 지난해 이미 25%를 넘어서기도 했다. 2016년 연말 기준 11.7%이던 자동차보험의 CM채널 비중은 2017년 15.6%, 2018년 18.3%, 2019년 21.3%로 해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생명보험사들도 최근 CM채널을 중심으로 비대면채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 상품구조가 복잡해 비대면채널을 활용하기 어려운 종신보험 대신 미니보험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보사가 CM채널에서 달성한 초회보험료는 252억89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168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50%가량 늘어난 수치다. 올해 1분기에도 생보사의 CM채널 초회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309.0% 늘어난 173억5600만원을 기록했다.
생보사별로 보면 KB생명이 CM채널 초회보험료에서 폭발적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KB생명은 CM채널을 통해 116억3300만원에 달하는 초회보험료를 거둬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 2억2700만원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500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전체 생보사의 CM채널 초회보험료(173억5600만원)의 67.0%에 달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교보라이프플래닛과 삼성생명도 각각 29억3800만원, 12억3600만원의 CM채널 초회보험료를 기록하며 KB생명의 뒤를 이었다. 교보라이프의 경우 전년 동기(13억6800만원)와 비교하면 114.8%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전년 동기(10억6800만원) 대비 15.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보사들은 지난달 시행된 소액단기보험사 제도 시행에 맞춰 미니보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소액단기보험사 설립 시 최소 자본금을 30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낮췄다. 미니보험의 경우 뚜렷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실적개선보다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실제 미니보험의 경우 MZ세대를 겨냥한 간편하고, 빠른 가입이 가능한 CM채널 전용 상품이 대부분이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서 설계사들이 대면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면서 보험사들도 CM채널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며 "내년 초 디지털 손보사인 카카오손해보험사가 등장할 예정인 만큼 CM 채널을 둘러싼 보험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비대면채널 상품 대부분 미니보험에 집중…수익성 확보 어려워
보험업계가 앞다퉈 CM채널을 비롯한 비대면채널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장기인보험 등 수익성 확보를 위한 상품 대신 미니보험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의 정기 간행물 'KIRI리포트'에 실린 '온라인채널 보험 가입자 상품·연령별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가입건수 기준 CM채널의 판매 상품은 연금저축(16.6%), 저축(8.4%), 어린이(4.8%) 상품이 온라인 가입(건)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손해보험에서는 여행자(50.9%), 운전자(4.8%), 저축(4.8%) 상품의 온라인 계약 비중이 컸다.
이들 상위권 상품 대부분은 월 1만~2만원 이하의 미니·소액보험으로, 수익성이 높은 종신보험과 장기인보험 등의 판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비대면채널에서 판매된 상품이 미니보험에 집중된 데에는 복잡한 상품판매가 어렵다는 비대면채널의 단점 때문으로 보인다. 기존에 설계사 등 대면채널의 경우 다양한 상품 설명이 가능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세부 설명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비대면채널의 수익성 확보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현대해상은 지난 2005년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 공략을 위해 자회사로 하이카다이렉트를 설립했다. 하지만 하이카다이렉트는 경영부진에 시달리다 결국 지난 2014년 모회사(현대해상)에 흡수됐다. 온라인보험 중심의 영업을 펼쳤던 더케이손해보험 역시 하나금융그룹으로 팔렸다. 프랑스계 악사손해보험도 철수설, 매물설이 나오고 있다.
내년 출범을 앞둔 디지털손보사인 카카오손보도 미니보험 외에 장기인보험 등 다양한 상품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비대면채널에서 판매하는 미니보험만으로는 수익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대면채널 비중이 하락하면서, 보험설계사와의 갈등 확대도 비대면채널 상품이 단순화된 이유로 꼽힌다.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채널 판매량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 연령층의 소비자가 보험료가 낮은 상품에 가입하며 늘어나고 있지만, 기존 전속설계사 판매채널과의 충돌 문제, 종신보험과 같은 복잡한 상품의 온라인 설명 제약 등에 따라 미니보험 등 한정적인 상품만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수익성 면에서는 비대면채널 확대가 해답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종신보험 등 상품이 복잡하거나 장기적인 보험료 납입이 필요한 상품은 상대적으로 비대면채널 선호현상이 적어, 보험사의 수익성 면에서는 비대면채널 확대가 오히려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CM채널 4년 새 두 배 성장…보험사들 관련 보험 출시 경쟁
보험업계의 대표적 비대면 채널인 CM채널의 원수보험료(매출)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15개 손해보험사의 CM채널 원수보험료는 총 3조23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손보업계는 현 추세대로라면 올 연간 CM채널 원수보험료는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별로 보면 같은 기간 삼성화재의 CM채널 원수보험료는 전년 동기(1조3198억원)보다 11% 증가한 1조4686억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이 각각 4575억원, 4570억원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도 CM채널에서 선전했다. KB손보의 CM 채널 원수보험료는 지난해 상반기 307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874억원으로 26% 늘었다.
CM채널 원수보험료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비대면 영업이 확대되면서 성장세가 빨라진 모습이다. 2017년 1조9517억원 수준이던 CM채널의 원수보험료는 2018년 2조6567억원, 2019년 3조1061억원을 거둬들였다. 이는 스마트폰 보급이 보편화되면서 온라인 가입이 더욱 편리해졌고, 대면이나 TM(텔레마케팅) 등 다른 채널보다 보험료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전체 원수보험료 중 CM채널을 비롯한 온라인채널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보험연구원의 정기 간행물 'KIRI리포트'에 실린 '온라인채널 보험 가입자 상품·연령별 특성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명보험 초회보험료 가운데 온라인채널(CM채널) 판매의 비중은 0.5%다. 2018년 0.14%의 4배에 달했다. 손해보험의 1분기 원수보험료 가운데 온라인채널 비중은 6.46%로 2018년 3.91%보다 2.5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경우 CM채널 비중이 지난해 이미 25%를 넘어서기도 했다. 2016년 연말 기준 11.7%이던 자동차보험의 CM채널 비중은 2017년 15.6%, 2018년 18.3%, 2019년 21.3%로 해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생명보험사들도 최근 CM채널을 중심으로 비대면채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 상품구조가 복잡해 비대면채널을 활용하기 어려운 종신보험 대신 미니보험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보사가 CM채널에서 달성한 초회보험료는 252억89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168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50%가량 늘어난 수치다. 올해 1분기에도 생보사의 CM채널 초회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309.0% 늘어난 173억5600만원을 기록했다.
생보사별로 보면 KB생명이 CM채널 초회보험료에서 폭발적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KB생명은 CM채널을 통해 116억3300만원에 달하는 초회보험료를 거둬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 2억2700만원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500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전체 생보사의 CM채널 초회보험료(173억5600만원)의 67.0%에 달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교보라이프플래닛과 삼성생명도 각각 29억3800만원, 12억3600만원의 CM채널 초회보험료를 기록하며 KB생명의 뒤를 이었다. 교보라이프의 경우 전년 동기(13억6800만원)와 비교하면 114.8%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전년 동기(10억6800만원) 대비 15.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보사들은 지난달 시행된 소액단기보험사 제도 시행에 맞춰 미니보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소액단기보험사 설립 시 최소 자본금을 30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낮췄다. 미니보험의 경우 뚜렷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실적개선보다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실제 미니보험의 경우 MZ세대를 겨냥한 간편하고, 빠른 가입이 가능한 CM채널 전용 상품이 대부분이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서 설계사들이 대면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면서 보험사들도 CM채널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며 "내년 초 디지털 손보사인 카카오손해보험사가 등장할 예정인 만큼 CM 채널을 둘러싼 보험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비대면채널 상품 대부분 미니보험에 집중…수익성 확보 어려워
보험업계가 앞다퉈 CM채널을 비롯한 비대면채널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장기인보험 등 수익성 확보를 위한 상품 대신 미니보험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의 정기 간행물 'KIRI리포트'에 실린 '온라인채널 보험 가입자 상품·연령별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가입건수 기준 CM채널의 판매 상품은 연금저축(16.6%), 저축(8.4%), 어린이(4.8%) 상품이 온라인 가입(건)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손해보험에서는 여행자(50.9%), 운전자(4.8%), 저축(4.8%) 상품의 온라인 계약 비중이 컸다.
이들 상위권 상품 대부분은 월 1만~2만원 이하의 미니·소액보험으로, 수익성이 높은 종신보험과 장기인보험 등의 판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비대면채널에서 판매된 상품이 미니보험에 집중된 데에는 복잡한 상품판매가 어렵다는 비대면채널의 단점 때문으로 보인다. 기존에 설계사 등 대면채널의 경우 다양한 상품 설명이 가능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세부 설명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비대면채널의 수익성 확보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현대해상은 지난 2005년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 공략을 위해 자회사로 하이카다이렉트를 설립했다. 하지만 하이카다이렉트는 경영부진에 시달리다 결국 지난 2014년 모회사(현대해상)에 흡수됐다. 온라인보험 중심의 영업을 펼쳤던 더케이손해보험 역시 하나금융그룹으로 팔렸다. 프랑스계 악사손해보험도 철수설, 매물설이 나오고 있다.
내년 출범을 앞둔 디지털손보사인 카카오손보도 미니보험 외에 장기인보험 등 다양한 상품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비대면채널에서 판매하는 미니보험만으로는 수익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대면채널 비중이 하락하면서, 보험설계사와의 갈등 확대도 비대면채널 상품이 단순화된 이유로 꼽힌다.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채널 판매량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 연령층의 소비자가 보험료가 낮은 상품에 가입하며 늘어나고 있지만, 기존 전속설계사 판매채널과의 충돌 문제, 종신보험과 같은 복잡한 상품의 온라인 설명 제약 등에 따라 미니보험 등 한정적인 상품만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수익성 면에서는 비대면채널 확대가 해답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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