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여행업계 결산] 잔인한 신축년...여행업계 눈물 마를 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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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팀 팀장
입력 2021-1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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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신축년인 2022년까지도 여행업계는 잔혹기를 보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단계적 일상 회복에 돌입, 운영을 정상화하며 '업계 회복'이라는 행복한 꿈을 꾸기도 했다. 하지만 델타부터 오미크론까지 속출한 변이 바이러스는 업계의 희망을 단 번에 무너뜨렸다. 
물론 어려움 속에서 메타버스(확장 가상 세계)가 여행업계를 이끌 플랫폼으로 급부상하는 등 디지털 전환 변화도 감지됐다.
올 한 해 여행업계를 흔들었던 각종 소식을 톺아보기로 한다. 

◆올해도 잔혹···여행사 고난의 행군 계속

국내를 대표하는 여행사도 코로나19 위기를 비껴가지 못했다. 중소여행사의 휴·폐업이 속출한 가운데 하나투어 역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직원 급여를 충당했고, 이후에는 무급휴직으로 간신히 버텨왔다. 하지만 바이러스 확산세에 하늘길이 막히자 1년여간 '개점 휴업' 상태를 지속해온 하나투어는 최악의 실적쇼크를 기록했다.

매출이 급감하면서 운영이 어려워진 하나투어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절차를 돌입했고, 본사 건물까지 매각해 자금 확보에 주력했다. 

◆위드 코로나···여행업계 '활기'

쓰러져가던 여행업계에 모처럼 활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경영난에 처하고 직원 휴·퇴직 소식만 간간이 전하던 여행사들은 10월을 기점으로 '운영 정상화' 소식을 알려왔다. 

여행사들은 코로나 시대 맞춤형 여행 상품을 재빠르게 내놓으며 모객에 사활을 걸기 시작했다. 올해 연말과 내년 설 연휴를 겨냥해 특정 지역 전세기 상품을 준비하는 여행사들도 등장, 막연할 것만 같았던 해외여행 재개 신호탄을 터뜨렸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렸고, 모임 인원과 영업 시간이 확대되는 등 우리 삶을 옥죄던 규제들은 느슨해졌다. 

정부는 묶어놨던 숙박할인권 130만장을 대방출했다. 온라인 숙박 플랫폼에서 숙소를 예약하면 최대 3만원을 할인해주었다. 

지역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일부 지자체와 협업해 7만원을 초과하는 숙박시설 예약 시 5만원을 할인해주는 할인권도 7만장 배포했고, 이외에 국내여행 상품을 조기 예약하고 우선 결제하면 최대 40%까지 할인해주는 여행 할인사업을 함께 진행했다.

처음으로 웰니스 관광 축제도 개최했다. 

◆사이판·싱가포르 '여행 안전 권역'···해외여행 재개 '신호탄'

올해는 우리 정부가 사이판(북마리아나제도), 싱가포르와 여행 안전 권역(트래블버블)을 체결하며 해외여행 재개 '신호탄'을 터뜨렸다.

정부는 지난 7월 사이판과 트래블버블을 가장 먼저 실행했다. 

트래블버블 실행 후 사이판을 찾는 여행객은 나날이 증가했다. 북마리아나제도 정부가 여행자를 대상으로 여행 경비를 지원하는 '트립(TRIP) 프로그램'이 여행객 증가에 힘을 실었다. 

11월부터는 싱가포르와도 트래블버블을 실시했다. 

그동안 한국과 싱가포르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입국 격리 등의 조처를 단행했고, 이로 인해 사실상 여행이 제한됐었다.

하지만 협약에 따라 11월 15일부터 양국을 여행하는 국민(백신을 접종하고 일정 기간이 경과한 자)은 상대국 방문 시 격리 부담 없이 비교적 자유로운 여행(개인 및 단체여행, 상용 또는 관광목적 모두 허용)을 할 수 있게 됐다. 외교부는 한·싱가포르 예방접종 증명서 상호 인정(11월 15일 동시 시행)에 별도 합의했다. 양자 간 예방접종증명서 상호인정의 첫 사례라 주목을 끌었다. 

이 기세에 힘입어 괌·사이판·유럽·미주 등 현재 여행이 가능한 지역 외에 동남아와 대만, 중국, 홍콩, 일본 등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겠다는 국가도 속출했다. 

◆오미크론 확산···위드 코로나 '중단'

위드 코로나·트래블버블 등 해외여행 재개를 향한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연말연시 해외상품을 잇따라 내놨던 여행업계가 또다시 위기에 처했다. 예상치 못한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탓이다. 

단계적 일상 회복에 돌입하며 해외여행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던 여행업계의 활기가 또다시 꺾였다. 오미크론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발목을 잡힌 탓이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변이종인 오미크론 확진자가 5명 발생하면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한국 시간 12월 3일 0시부터 16일 밤 12시까지 모든 국가에서 입국하는 내·외국인은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10일간 격리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변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내놓은 강화 지침은 여행상품 예약 취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발표 직후 한 여행사는 600건의 유럽여행 상품 예약 취소를 받기도 했다. 

위드 코로나 정책도 중단됐다. 거리두기 단계는 또다시 4단계로 회귀했다. 

가까스로 웃기 시작한 여행업계는 또다시 절규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손실보상법에 여행업계를 포함시켜달라"는 요구사항까지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페토에 맵을 구축한 한국관광공사 [사진=한국관광공사]

◆여행업 '디지털 전환' 가속화···여행 속으로 들어온 메타버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MZ세대의 주요 소통 창구이자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 '메타버스'가 부상한 점도 올해 업계의 이슈다.

여행업계는 '확장 가상세계(메타버스)'를 활용한 한국 관광 홍보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메타버스를 소통공간으로 적극 활용하는 만큼 업계의 홍보 주 공략층은 MZ세대라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디지털 마케팅은 코로나 이후 전개될 외래관광객 유치 전쟁의 중요한 선점 효과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코로나19 종식 후 우리나라를 찾을 잠재 방한 관광객을 잡을 수단으로 메타버스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한국관광 명예홍보대사인 걸그룹 있지(ITZY)의 '아바타'를 통해 제페토에서 전 세계 팬에게 한국관광 매력을 알렸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제페토에 한강공원 맵을 구축하고 Z세대를 대상으로 다양한 홍보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중국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중국 인기 모바일 리듬 댄스게임 '오디션(劲舞团)'을 활용한 메타버스 방한 관광 마케팅 '오디션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오디션'은 자신의 개성을 담은 분신(아바타)을 만들어 가상공간에서 춤을 즐기는 인기 게임이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를 활용해 강릉을 배경으로 오징어 게임(Squid Game in Gangneung, Korea)을 제작했다. 

네이버에서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도 한국을 구현한 맵을 새롭게 출시, 관광거점도시(부산, 목포, 안동, 강릉, 전주) 5곳의 각기 다른 매력을 담은 신규 맵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 롯데월드와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제페토(ZEPETO)에 롯데월드 지도(맵)를 조성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 MZ세대와 소통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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