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동통신 3사가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SKT는 ‘반도체’, KT는 ‘데이터’, LG유플러스는 ‘콘텐츠’를 앞세워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31일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SKT는 오는 4일 인공지능(AI)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코리아’(가칭)을 설립한다. SKT는 AI 반도체 사업부를 계열사로 확장해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팹리스)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2020년 12월 SKT는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사피온 X220’을 출시했다. 사피온 X220은 기존 그래픽저장장치(GPU) 대비 연산 속도가 1.5배 빠르면서도 전력 사용량은 80%에 불과해 AI 반도체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팹리스 시장은 퀄컴, 엔비디아, 브로드컴, 미디어텍, AMD가 주도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팹리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사피온코리아는 에이직랜드, KTNF, 두다지 등 국내 중소 반도체 기업과 손잡고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123억 달러(약 14조원)에서 2024년 439억 달러(약 5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KT는 지난해 9월 말레이시아 쿠옥(Kuok) 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Epsilon)의 지분 100%를 1억4500만 달러(약 170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글로벌 데이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데이터는 국내외 고객과 해외 통신사에 △국제전용회선 △이더넷 △가상사설망(VPN) △소프트웨어 정의 광역 네트워크(SD-WAN) 등 IT 플랫폼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글로벌 데이터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72조원으로 2025년까지 약 40% 성장해 1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KT는 이번 인수로 글로벌 데이터 인프라 제공 지역과 고객을 기존 아시아 중심에서 유럽과 미국 등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 KT는 기존 AI 서비스(기가지니), 로봇(AI 호텔·서빙로봇) 등 디지털 전환(DX) 사업에 결합해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으로 변신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NHN티켓링크, CJ CGV 등과 함께 메타씨어터에 95억원 규모의 투자를 완료하고 업무협약을 맺었다. 메타씨어터는 국내 최초 공연 전문 글로벌 플랫폼 메타씨어터의 운영사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제휴를 통해 인터넷TV(IPTV), 아이돌Live 모바일 앱, PC 웹 플랫폼 이용 고객에게 K뮤지컬 공연 콘텐츠를 생방송·주문형동영상(VOD) 형식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전 세계 7개 국가의 11개 사업자가 참여하고 있는 세계 첫 5G 콘텐츠 연합체인 ‘XR얼라이언스’의 초대 의장사를 맡고 있다. 향후 K뮤지컬 콘텐츠를 해외 고객에게 알리기 위해 해외 통신사와도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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