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신용평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의 올 3분기 말 연결 기준 총 차입금은 9188억원이다. 지난 2019년 말 277억원과 비교해 33배 늘어난 것이다. 차입 규모가 크게 증가하는 동안 자산규모는 3배, 매출은 2배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3분기 말 총자산과 매출액은 각각 3조7491억원, 8947억원(연환산 시 1조1929억원)으로 지난 2019년 말의 1조2012억원, 6101억원과 비교해 3.1배, 1.9배 증가했다.
'웹툰·웹 소설 플랫폼'이던 카카오엔터는 스트리밍 플랫폼인 멜론과 음원 유통, 매니지먼트를 영위한 카카오M을 흡수합병하며 규모를 키웠다. 비교 기준인 2019년의 실적은 카카오엠과 카카오페이지를 단순 합산한 것이다.
빚이 크게 늘어난 원인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있다. 올해 카카오엔터는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 △'북미 웹 소설 플랫폼' 래디쉬 △아시아 판타지 웹 소설 플랫폼 '우시아월드' △국민 MC인 유재석이 속한 안테나뮤직 △콘텐츠 스튜디오 `돌고래 유괴단'과 `스튜디오 좋' △아이앤아이소프트 △키위미디어 △쓰리와이코퍼레이션 △예원북스 △스튜디오 하바나 △클로브클럽 △크래들스튜디오 △스튜디오8 등을 인수했다.
재무지표가 저하되긴 했지만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2020년까지 빚이 거의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올 3분기 말 기준으로 차입금의존도 역시 24.5% 수준에 그친다. 통상 차입금의존도는 30%를 기준으로 높고 낮음을 평가한다.
다만, 카카오엔터 역시 재무적인 상황을 고려할 시점이 됐다는 부분에서 시사점이 있다. 카카오엔터는 1년 이내 만기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이 8702억원에 달한다. 반면 현금성자산은 3046억원으로 이를 대응하기는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카카오엔터의 차입 규모는 확대될 전망이다. 공격적 투자 기조가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는 "콘텐츠 생태계를 기반으로 이젠 글로벌 IP 기업과 경쟁하려고 한다"며 "3년 내 글로벌 거래액을 현재보다 3배 키울 것이며 북미, 아세안에 재원을 집중 투자함과 동시에 픽코마와 프랑스에 공동 진출해 새로운 웹툰사를 쓸 것"이란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김승범 한기평 연구원은 "향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자금 유입으로 차입금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유동성 대응 능력은 양호하다"면서도 "지분투자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 여부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