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1년 10개월 만에 대표이사로 복귀한 데다 해외영업까지 직접 챙기게 되면서다. 대표이사 복귀가 다소 이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내년에도 해외를 중심으로 '불닭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최근 2022년도 임원인사를 통해 김정수 총괄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임명하고, 임시 이사회를 통해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오너 2세인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의 부인이다. 지난해 1월 전 전 회장과 함께 횡령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3월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법무부 취업 승인 이후 지난해 10월 총괄사장으로 복귀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김 부회장은 해외영업본부장도 맡아 영업, 마케팅, 제품개발 등을 챙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번 김 부회장의 해외영업본부장 겸직으로 글로벌 사업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책임경영을 통한 글로벌 확장 기조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수출을 이끈 제품은 단연 '불닭볶음면' 시리즈다. 2012년 출시된 이후 유튜브 등을 통해 해외에까지 입소문을 탄 불닭볶음면 개발 아이디어는 김 부회장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은 내년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2019년부터 경남 밀양에 짓고 있는 신공장이 2022년 3월 완공되면 삼양식품의 라면 생산능력은 12억개에서 18억개로 늘어난다.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 법인을 세우고 아랍에미리트 ‘사르야 제너럴 트레이딩’과 중동 진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특히 최대 수출 지역인 중국에서는 불닭브랜드를 기반으로 불닭소스, 불닭마요 등 소스 품목의 매출 비중도 늘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현지법인 ‘삼양재팬’을 통해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판매 제품 가격 인상 효과와 밀양 공장이 완공되면 삼양식품 라면 연간 최대 생산량은 기존 대비 최대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미국과 중국 현지법인을 통해 직접적인 영업과 마케팅이 가능해져 수익성 개선·재고 관리 등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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