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11월부터 이달까지 두 달간 은행산업의 미래 경쟁력 평가를 위한 '은행업 경쟁도 평가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금융연구원은 조만간 금융위원회에 연구용역 결과를 전달할 예정이며, 보고서를 받아본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는 조만간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은행산업 경쟁도 평가를 실시한 후 업계 의견 등 추가 회의를 거쳐 최종 경쟁도 평가 결과를 내년 초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연구원이 진행한 은행업 경쟁도 평가는 은행산업 환경과 규제 등 현황을 분석하고 인가, 업무 범위 등 규제 개선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을 골자로 한다. 빅테크 등 새로운 산업의 금융업 진출에 따른 은행 수익성 전망을 분석하고,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출범한 이후 성과와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도 검토 대상이다. 해당 연구용역에서는 디지털, 언택트 시대에 소비자 접점인 은행 오프라인 영업점의 합리적인 운영 전략과 금융플랫폼 활성화 방안도 두루 검토된다.
다음 달 초 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 ‘은행권의 경쟁도가 낮아 효율 경영을 위한 자극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은행업 경쟁도 평가는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여부를 결정짓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독자적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우호적 환경도 조성됐다. 금융위원회는 내년도 업무보고를 통해 금융산업 경쟁도 평가를 거쳐 소규모·특화 금융산업 도입 등 진입 규제 완화, 금융회사 신규 인가를 추진해 금융산업 내 경쟁도 제고에 나설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금융사가 다양한 사업모델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등 금융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금융지주에 인터넷은행 설립을 허가해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내년 주요 업무로 은행업을 포함한 금융권 전반의 경쟁력 제고를 꼽은 만큼 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 등을 근거로 제4인터넷은행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지 않을까 싶다”며 “당국이 인터넷은행 추가 설립에 나선다면 그간 설립 의사를 피력해온 금융지주에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 추가 설립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시장에서 영업 중인 인터넷은행들이 출범 취지인 ‘중저 신용자에 대한 중금리대출 공급’ 등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가 금융산업 경쟁력을 높이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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