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정부가 다르냐, 같냐고 묻는다면 ‘다르기도 하고 같기도 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 참석해 ‘현 정부와 차별화 노선’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는 차별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다만 이 후보는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는 건,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진영논리·흑백논리에 빠져있다”면서 “중간이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부동산과 남북 관계 등 정책 실패에 대한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두 가지 정책은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후보 측은 현 정부에 대해 날을 세우기보다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이다. 임기 마지막 해 대통령의 지지율 보다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사상 초유의 상황 속에서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주택 공급 확대라는 현 정부 정책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명분은 “지금은 시장이 너무 강력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논리다. 도심 재건축·재개발의 용적률·층수규제 완화 등에 대해서도 시행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이 후보는 앞서 정부·청와대와 충돌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에 대해서도 “(주택을) 가장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자신의 소신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현 부동산 세제에 대해 “현재 (보유세와 거래세) 두 가지가 동시에 올라가고 있다. 일종의 정책 실패”라고 규정하고 종합부동산세와 국토보유세의 통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정부가) 지킬 수 없는 합의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또 합의했으면 지켜야 하는데, 충분히 지키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면서 “그런 면에서 (현 정부와) 좀 다르게 하겠다. 북한에 할 말은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 “안 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정권재창출 여부와 상관없이 대선 후보라면 현 정부와의 차별성을 내세우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맞는다”면서 “대신 이 후보 측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 정부의 정책적인 실정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합동 조사한 지난해 12월 5주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2%포인트 오른 47%였다. 부정 평가는 49%였으며 모름·무응답은 4%였다. 같은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47%를 기록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 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28.3%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