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판세를 가를 주요 변수 중 하나로 부동산 민심이 주목받는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최대 관전 포인트는 지난 4년 동안 부동산 가격 폭등이 전국에서 가장 심했던 서울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한 듯 여야 대선 주자들은 제각각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유예와 종합부동산세 개편 등 부동산 감세 공약을 내걸며 성난 부동산 민심 달래기에 몰두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연이어 비판하며 차별화 행보를 이어가 눈길을 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최근 문재인 정부의 '보유세·거래세 강화' 기조에 정면으로 맞서며 정책 수정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은 여전한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지난 12월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56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 국정에 대한 평가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29일 공표)한 결과 '못했다'는 응답이 52%로 과반이었는데 가장 잘못한 일로는 '부동산 정책'(41.8%)이 압도적이었다.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10.2%), '탈원전 정책'(7.5%),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5.9%) 등이 뒤를 이으며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이에 이 후보는 전날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와의 부동산 정책 차별화 배경을 묻는 말에 "부동산에 세금을 부과하는 이유는 재정 확보가 첫째고 둘째가 시장 안정"이라며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제도가 부적합하면 바꾸는 게 맞는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또 "부동산 보유세는 늘리고 거래세는 줄여야 한다는 게 국민적 합의"라며 "지금은 두 개가 동시에 오르고 있다. 일종의 정책 실패"라고 직격했다.
이 같은 판단에서 이 후보는 앞서 한시적인 양도세 중과 유예와 다주택자 종부세 완화를 제안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양도세가 (현재 최대) 70~80%에 달한다"며 "팔 수 없는 이들을 일시에 빨리 팔 수 있게 부담을 줄이자, 정책 목표에 이르게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가 최근 거듭해 부동산 감세 드라이브를 걸며 부동산 세금 정책에 민감한 서울 지역 민심도 급속도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2월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30일 공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를 보면 서울 지역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윤 후보는 서울 지역에서 전주 대비 11%포인트 하락해 26%를 기록했다. 반면 이 후보는 5%포인트 올라 36%로 윤 후보에게 10%포인트 앞섰다. 이 후보가 불과 한 주 만에 오차범위 밖 골든크로스를 이룬 셈이다. 이 후보는 서울 외에도 인천·경기 등 수도권과 대전·세종·충청, 광주·전라에서 윤 후보를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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