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경제 새 국면 여는 데이터기본법…"공공 제외돼 디지털전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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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2-01-0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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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이터 경제 시대를 촉진하기 위해 제정된 '데이터기본법'이 올해부터 시행되지만, 공공데이터를 함께 다루지 못하는 점이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데이터가 부족한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 가운데 하나로 공공데이터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2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최근 발간한 '데이터 경제 이슈와 논의' 보고서를 통해 "산업계의 디지털전환을 가속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에 데이터를 이용해 개발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있고, 기업들은 AI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자체 데이터를 생성하고 수집하기보다는 고객이나 공공 분야 등 외부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이 빨라졌고, 산업계에서 고객 데이터가 활용될 여지도 많아졌다. 기업은 지난 2020년 8월 시행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을 통해 제품·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 고객의 개인정보를 가명화하고 다른 데이터와 결합하는 등, 과거보다 더 폭넓게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작년 10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오는 4월 시행되는 데이터기본법은 '데이터 자산' 개념을 정의하고 산업계가 데이터를 폭넓게 이용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제시한다. 국무총리 소속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가 3년마다 데이터산업진흥을 위한 종합계획을 만들고, 정부가 데이터 거래·분석 기업 지원, 데이터거래 지원 전문가 양성, 분쟁조정위원회 운영에 나선다.

메타(전 페이스북)·구글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은 이미 다종·다량의 데이터를 보유했다. 플랫폼 기업과 대기업은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투자하고 있다. 데이터 경제 체제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다른 기업과의 격차를 벌리려는 전략이다.

향후 기업 규모와 투자 여력에 따라 기업 간의 '데이터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 SPRi 측은 "데이터의 생성·수집·구매가 미흡한 신규 사업자는 데이터 부재로 향후 데이터 경제 체제의 시장에 진입하는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며 "데이터 격차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공공데이터가 신규 사업자의 데이터 부족 문제를 덜어줄 수 있지만, 행정안전부 소관인 '공공데이터법'에 따라 처리된다. 공공데이터 정책이 산업 진흥을 위해 추진되려면 데이터기본법 담당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공데이터 담당 부처인 행안부 장관의 협의가 매번 필요하다.

SPRi는 보고서를 통해 "데이터기본법의 제정으로 새로운 국면의 데이터 경제가 기대되나, 공공데이터를 제외한 민간데이터만을 대상으로 해서 디지털전환 시대의 데이터 기본 규율로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공공데이터 관련 거버넌스 체계 마련, 민간 이용 활성화와 데이터산업 성장을 촉진할 제도 정비가 필요함을 시사한 것이다.

또 "현행 법체계에서 데이터에 배타적 독점권 부여가 요원하며, 법의 제·개정은 신기술·서비스 개발의 혁신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비(非)개인정보로서 비교적 권리관계가 명확한 산업데이터를 규율하는 '산업디지털전환촉진법'이 제정돼, 향후 명확한 권리관계에 따른 데이터 활용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연합(EU)에서 '데이터 이타주의'라는 신개념을 마련해 이에 대한 추가적인 제도적 장치들에 대해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데이터 이타주의는 정보주체가 자발적으로 제공한 데이터, 법인이 제공한 비개인정보를 공익적인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발표한 '2021 데이터산업현황조사'의 주요 통계결과 가운데 2018~2020년 데이터산업의 시장 규모는 연평균 13.3%씩 증가해 2020년 20조원을 달성했다. 데이터산업과 일반산업 분야의 데이터직무(데이터베이스관리자, 데이터 개발자·분석가·과학자·컨설턴트 등) 종사자 수는 2021년 12만2000여명으로 전년 대비 20.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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