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EU 집행위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독일,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등 일부 회원국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레오노레 게베슬러 오스트리아 환경부 장관은 1일 EU 집행위의 초안이 전해진 직후 트위터를 통해 EU의 그린 택소노미가 초안대로 확정될 경우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베슬러 장관은 원자력에 대해 "위험할 뿐만아니라, 기후 변화와의 싸움을 해결할 방안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독일의 슈테피 렘케 환경부 장관도 같은날 자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원자력은 "대단히 파괴적인 환경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독일 연정을 이끄는 사회민주당(SPD) 소속 마티아스 미르슈 의원은 dpa에 "원자력은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아닐 뿐만아니라 경제적 타당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독일은 천연가스 투자를 녹색 사업으로 분류하는 방안에는 동의하고 있다. 독일 정부 대변인은 2일 "천연가스는 온실가스 중립으로 가는 데 다리를 놔주는 중요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이유는 국가별 에너지 발전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EU 회원국 중 전력생산의 70%를 원자력 발전에 기대는 프랑스를 비롯해 폴란드, 체코, 핀란드 등은 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탈원전을 지향하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덴마크 등은 반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원자력 발전이 택소노미에 포함된 것은 원자력발전 의존 비중이 높은 프랑스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연가스의 포함은 또한 남유럽과 동유럽의 가스 수입에 의존하는 많은 EU 경제 국가들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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