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이름이 사창리라고 하면 사창가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지만, 마을 이름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 사창리의 한자어는 ‘史倉里’로 조선 시대 군량미 비축을 위한 주요 창고가 있어서 유래된 이름이다. 이처럼 사창리는 군사적 요충지였으며 ‘역사의 창고’였다.
접경지역의 특징은 땅은 넓고 인구수가 적다. 지역경제 역시 군부대에 의존한다. 이 마을도 70여 년간을 군부대와 동고동락해왔다. 그러나 국방개혁 2.0에 따른 군부대해체 결정과 진행은 군부대에 의존해 성장한 지역경제를 침체의 늪에 빠트렸다. 이는 주민들을 마을 소멸이라는 위기에 직면케 했다.
하지만 지역경제의 기반이 사라져 인구와 경제가 반 토막 날 것 같았던 이 마을이 옛 명성을 되찾는다. 사창리 지역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경관 명품화 사업이 오는 7월에 시작돼서다.
이를 위해 화천군은 181억원을 들여 정주 환경 개선과 소득 창출 환경을 위한 경관 생태계 조성 사업을 벌인다. 사업 내용은 전선 지중화 사업을 비롯해 보행로 및 자전거 도로 설치, 사창천 친수경관 조성, 건축물 입면과 간판 개선, 미디어 큐브 설치, 골목길 및 장터길 경관개선 등 총 17개 사업이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지난해 12월 보도자료를 통해 “국방개혁 2.0과 코로나19 등을 극복하기 위해 경관개선 사업을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계해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사내면 일대가 지금 이 시대에 더 중요해진 매력 만점인 생태 여행지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장점을 살린 관광콘텐츠 개발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사실 사내면의 중심인 사창리는 그동안 지역의 장점을 살린 관광콘텐츠 개발에 관심이 없었다. 지난 수십 년간 제27보병사단 일명 이기자부대와 제15보병사단인 승리부대의 주둔만으로도 지역의 경기는 활기가 넘쳤기 때문이다.
사내면 지역은 아름다운 자연 자산, 살아 숨 쉬는 역사·문화 등 생태 여행지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 화악산은 지리적으로도 한반도 정중앙에 해당한다. 그래서인지 이 산 북쪽 자락으로 이어진 삼일계곡, 화음동정사지, 곡운구곡 등은 언택트 생활에 익숙해진 여행객들에게 청정여행지의 매력을 마음껏 뽐낸다. 사실 화천에 살지만 화천사람도 모르는 매력에 여행 고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에 사창리를 중심으로 지역의 각 마을이 연계해 사업을 추진하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서로의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지역 관계자들은 이 같은 마을 간의 연계사업 실현을 위해 지역의 특화된 자원을 공동 활용하고, 상생발전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내면 지역의 지리적 특성이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 많아 관광지 특성에 맞는 발전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윤재호 사내면장은 “지역 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 사업도 진행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이 필요한데 단독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마을이 힘을 합쳐 발전전략을 구상하고 시행한다면 아주 좋은 일”이라고 조언했다.
임성규 주민자치위원장은 “낙후된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각 마을이 함께 연계해서 전략을 구상한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며 “이들이 가진 고통이나 희생, 지형적 특성은 상당 부분 유사하기 때문에 연계전략으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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