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두 달여 앞둔 여야의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강행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정치권은 이르면 11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를 처리할 방침이다.
노동이사제를 둘러싼 재계 우려는 여전하다. 재계는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경영권을 침해할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에 투자한 기업이 해외로 모두 빠져나가는 '엑소더스(탈출)' 가능성까지 점친다. 여야 대선 후보가 앞다퉈 노동이사제 도입을 약속했지만 우려만 커지는 이유다.
◆"경영 투명성 제고" vs "노사 갈등 증폭"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는 4일 오후 안건조정위원회를 열고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방안 등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논의했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노동자 대표가 기업 이사회에 소속돼 발언권과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도입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기업 경영 투명성 제고를 이유로 든다. 반면 재계에서는 이사회가 노사 갈등 현장으로 변질될 가능성과 이로 인해 이사회 의사 결정이 지연될 경우를 우려한다.
이 같은 업계 인식과 야당 반대로 노동이사제 도입은 그간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11월 22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관련 법안의 정기국회 내 처리를 약속하며 힘을 실었다. 이어 한 달 뒤인 같은 해 12월 1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한국노총 지도부를 만나 찬성 입장으로 급격히 선회하며 법안 처리가 급물살을 탔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이 차기 대선판을 흔들 주요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여야 대선 후보가 노동계 표심을 의식, 노동이사제 도입에 열을 올리며 재계 우려는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없는 노동이사제 도입이 노사 갈등 증폭과 경영진 의사 결정 지연만 유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CJ그룹 회장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지난해 12월 20일 국회를 직접 찾아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차례로 면담하고 노동이사제 반대 입장과 재계 우려를 전달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힘의 균형이 노동조합(노조) 쪽으로 더 기울어진다. 노조 교섭력이 훨씬 올라간다는 뜻"이라며 "글로벌 회사 입장에서 보면 기업 활동을 하기에 굉장히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기업 이탈 가능성...그만큼 일자리 증발"
특히 재계에서는 국내에서 노동이사제를 바로 시행하기에 예상되는 부작용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보다 노조 설립이 비교적 자유롭고 '사회적 대타협'이 일상화된 독일에서조차 노동이사제 도입을 앞두고 많은 반대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독일 같은 서유럽 국가보다 노사 문화가 훨씬 경직적이고 사회적 대타협에도 익숙하지 않아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은 매년 다음 해의 최저임금 결정 문제를 두고도 노동계와 경영계 간 간극을 좁히지 못해 법정 시한을 습관처럼 넘겨왔다. 이런 상황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과 숙의 없이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사회적 대타협이 오히려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더해 공공 분야에서 시작된 노동이사제가 향후 민간에 확대 적용될 가능성에 대한 걱정도 존재한다. 공공 분야를 시작으로 사회 분위기가 변화하면 민간 기업도 노동이사제 도입 압박을 피해 가기 힘들다는 뜻이다. SK그룹 회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포함한 재계 인사들은 지난달 16일 윤 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이 같은 우려를 표시했다.
그럼에도 여야가 법안 처리 강행 움직임을 보이며 우려를 더욱 키운다. 일각에서는 현재 유가와 환율, 금리가 모두 상승하는 '신(新) 3고(高)' 시대에서 노동이사제 도입으로 투자가 위축되고 일자리가 줄어들면 국내 기업의 대탈출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비관까지 내놓는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은 "결국 기업 성장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노동이사제가 글로벌 스탠더드(세계적 기준)가 아니기 때문에 기업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이 나가게 되면 그만큼의 일자리는 증발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노동이사제 도입으로) 기업이 투자할 여건이 안 된다고 판단하면 떠나버릴 것"이라며 "기업이 투자하지 않는데 일자리가 생기겠느냐"고 반문했다.
노동이사제를 둘러싼 재계 우려는 여전하다. 재계는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경영권을 침해할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에 투자한 기업이 해외로 모두 빠져나가는 '엑소더스(탈출)' 가능성까지 점친다. 여야 대선 후보가 앞다퉈 노동이사제 도입을 약속했지만 우려만 커지는 이유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는 4일 오후 안건조정위원회를 열고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방안 등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논의했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노동자 대표가 기업 이사회에 소속돼 발언권과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도입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기업 경영 투명성 제고를 이유로 든다. 반면 재계에서는 이사회가 노사 갈등 현장으로 변질될 가능성과 이로 인해 이사회 의사 결정이 지연될 경우를 우려한다.
이 같은 업계 인식과 야당 반대로 노동이사제 도입은 그간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11월 22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관련 법안의 정기국회 내 처리를 약속하며 힘을 실었다. 이어 한 달 뒤인 같은 해 12월 1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한국노총 지도부를 만나 찬성 입장으로 급격히 선회하며 법안 처리가 급물살을 탔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이 차기 대선판을 흔들 주요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여야 대선 후보가 노동계 표심을 의식, 노동이사제 도입에 열을 올리며 재계 우려는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없는 노동이사제 도입이 노사 갈등 증폭과 경영진 의사 결정 지연만 유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CJ그룹 회장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지난해 12월 20일 국회를 직접 찾아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차례로 면담하고 노동이사제 반대 입장과 재계 우려를 전달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힘의 균형이 노동조합(노조) 쪽으로 더 기울어진다. 노조 교섭력이 훨씬 올라간다는 뜻"이라며 "글로벌 회사 입장에서 보면 기업 활동을 하기에 굉장히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특히 재계에서는 국내에서 노동이사제를 바로 시행하기에 예상되는 부작용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보다 노조 설립이 비교적 자유롭고 '사회적 대타협'이 일상화된 독일에서조차 노동이사제 도입을 앞두고 많은 반대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독일 같은 서유럽 국가보다 노사 문화가 훨씬 경직적이고 사회적 대타협에도 익숙하지 않아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은 매년 다음 해의 최저임금 결정 문제를 두고도 노동계와 경영계 간 간극을 좁히지 못해 법정 시한을 습관처럼 넘겨왔다. 이런 상황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과 숙의 없이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사회적 대타협이 오히려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더해 공공 분야에서 시작된 노동이사제가 향후 민간에 확대 적용될 가능성에 대한 걱정도 존재한다. 공공 분야를 시작으로 사회 분위기가 변화하면 민간 기업도 노동이사제 도입 압박을 피해 가기 힘들다는 뜻이다. SK그룹 회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포함한 재계 인사들은 지난달 16일 윤 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이 같은 우려를 표시했다.
그럼에도 여야가 법안 처리 강행 움직임을 보이며 우려를 더욱 키운다. 일각에서는 현재 유가와 환율, 금리가 모두 상승하는 '신(新) 3고(高)' 시대에서 노동이사제 도입으로 투자가 위축되고 일자리가 줄어들면 국내 기업의 대탈출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비관까지 내놓는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은 "결국 기업 성장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노동이사제가 글로벌 스탠더드(세계적 기준)가 아니기 때문에 기업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이 나가게 되면 그만큼의 일자리는 증발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노동이사제 도입으로) 기업이 투자할 여건이 안 된다고 판단하면 떠나버릴 것"이라며 "기업이 투자하지 않는데 일자리가 생기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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