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이 황금알을 낳는 사업 모델로 주목받자, 블록체인 기반의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주요 IT·게임 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문제는 NFT 가격에 거품이 끼여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가격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가 주요 거래 수단인 점은 안정적인 시장 형성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4일 IT업계에 따르면 라인은 올해 상반기 내에 NFT 거래소 '라인 NFT’를 선보인다. 라인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발행된 NFT를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일본 엔화를 통한 거래도 지원한다. 라인은 NFT 거래액을 늘리기 위해 거래 수수료를 당분간 받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를 통해 지난달 17일 디지털 작품을 사고팔 수 있는 NFT 거래소 ‘클립 드롭스’의 정식 버전을 내놓았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프렌즈게임즈를 통해 게임과 스포츠, 메타버스에 특화된 NFT 거래소를 개발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전 게임빌)도 블록체인 스타트업 ‘테라폼랩스’와 NFT 거래소를 올해 상반기 중에 출시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신작 스마트TV 라인업에 NFT 거래 플랫폼을 내장하겠다고 밝혔다.
NFT에 투자금이 몰리자 이를 유통하는 거래소가 새 먹거리로 부상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앱마켓 같은 온라인 플랫폼의 거래 수수료 기반 사업 모델은 이미 검증됐기 때문이다. 일례로, 글로벌 최대 NFT 거래소인 '오픈씨'는 2020년 출범 초기 수수료 매출이 2만8000달러(약 3300만원)에 불과했으나, 현재 월 8500만 달러(약 1014억원)까지 늘었다.
NFT 시장이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NFT 작품 판매로 잭팟을 터트린 비플마저 “NFT는 거품 상태”라고 말할 정도다. 가격 변동이 큰 암호화폐가 NFT 거래에 활용된다는 점도 시장 형성의 저해 요소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하루에만 가격이 1000만원 이상 급등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현행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NFT의 재산권을 보장해주지 못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명예회장은 "NFT의 경우, 성급한 투자자들이 전통 예술 분야에서 생소한 작가의 작품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으로 거래하고 있다"며 "NFT에 대한 섣부른 투자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