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가 이달 중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올해 전반적인 업황 악화가 예상되면서 선제적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다. 카드사 중에는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롯데카드에 이어 4번째다. 시장에서는 향후 희망퇴직에 나서는 업체가 추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최근 노사 간 희망퇴직 관련 협의를 시작했다. 늦어도 내주까진 협의안을 도출한 뒤 한 주 동안 신청자를 접수 받을 예정이다. 이어 적어도 1월 말까지 관련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시 조건은 앞서 실시한 다른 카드사들과 비슷한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최대 36개월 치 임금 지급을 각각 제시 조건으로 내걸었던 바 있다. 롯데카드는 32개월~48개월 치 기본급 및 최대 2000만원의 학자금 지급 등을 제시했다.
다만 대상 범위는 상대적으로 좁게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앞서 우리카드가 소속장급을 대상으로 소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과 비슷한 기조다. 반면, 하나은행과 마찬가지로 선택의 범위를 넓힐 거라는 의견도 있다. 업체 측에서는 최종 신청 규모는 10명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인력 구조를 효율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카드업계가 선제적 인력 조정에 나선 것은 올해 부정적인 경영환경을 더욱 심각하게 바라본 결과다. 자칫 느슨한 경영환경을 구축했다간, 일순간에 기초체력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체 인력, 영업점 등을 모두 가능한 최저수준까지 조이고 있다. 동시에 판매 및 관리비, 카드 모집비용 등 불필요한 지출 내역도 모두 걷어내는 추세다.
실제로 8개 카드사의 작년 3분기 누계 합산 판관비(판매 및 관리비)는 2조3115억5200만원으로 전년 동기(2조2636억7600만원)보다 불과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작년 물가상승률인 2.5%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소비자 혜택도 빠르게 줄이고 있다. 최근 정부가 중소·영세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을 최대 0.3%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한 게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했다. 이 발표가 이뤄진 뒤 일주일 만에 60여종의 신용카드가 단종됐다. 카드 혜택도 연이어 축소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가 인하되고 카드론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포함되면서 올해 업황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혜택이 많아 이른바 혜자 카드로 불리는 상품들의 정리 작업에 속도를 내며 수익성 방어에 나선 상태“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