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는 언제나 묵묵히 제 길을 걸어온 배우다. 드라마 '학교' '광끼'로 배우 데뷔, '청춘스타'라며 떠들썩하게 인기몰이 할 때도 영화 '플란다스의 개' '고양이를 부탁해'를 지나 '복수는 나의 것'으로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였을 때도, 그리고 영화 '괴물' 할리우드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미국 드라마 '센스8' 등 글로벌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을 때도 들뜨거나 흔들리는 법 없이 묵묵히 제 길을 걸어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도 마찬가지다. '오징어 게임' '마이네임' '지옥'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해외에서 연이어 좋은 평가를 얻자, '고요의 바다'에 관한 기대도 자연히 높아졌다. 지난달 24일 공개 후 '고요의 바다'에 관한 평가는 극명하게 나뉘었다. 작품의 숨은 속뜻까지 파헤치며 N차 관람하는 팬덤이 생기는 반면 'SF 장르가 아니라'며 혹평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런 소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배두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제 갈 길을 갈 뿐이었다. 그의 태도는 곧 필모그래피였고, 팬들에겐 신뢰였다.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2075년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물이다. 2014년 제1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큰 호평을 받았던 최항용 감독의 동명 단편 영화를 시리즈화한 작품으로, 영화 '마더' '미쓰 홍당무'로 필력을 인정받은 박은교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
아주경제는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공개 후, 주연 배우 배두나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배두나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고요의 바다'의 어떤 점에 마음이 끌렸나?
- SF 장르의 외피를 하고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잠기지 않았나. 한국인의 정이라거나 사회적 이야기 등 어떤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오히려 히어로물이러거나 단번에 변화하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좋았다.
'고요의 바다'는 최항용 감독의 단편에서 시작되었다. 단편을 보았는지?
- 보았다. 그대로인 거 같다. 원작이 짧은 시였다면, 넷플릭스 8부작은 소설 같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구현해낼 수 있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고요의 바다'는 수면 아래에서 소용돌이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심리묘사를 따라가면 슬퍼지기도 하고 무서워지기도 한다. 그런 인간의 감정을 따라가는…캐릭터에 집중되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
공개 초반에는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 그런 것에 신경 많이 쓰는 편은 아니다. 개인의 취향과 의견을 존중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좋다는 평이 많이 올라오기도 하더라.
'고요의 바다'는 장르적으로도 도전적인 작품이었다.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 처음 시도하는 게 많아서 어려움이 많았다. 앞으로 만들 작품들의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될 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먼저 경험해보는 것을 좋아한다. '고요의 바다'가 호오가 갈릴 수 있지만, 이전에도 겪어 본 일이다. 먼저 경험을 해서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 뿌듯하지 않을까?
우주복을 입고 연기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을 거 같다
- 우주복을 풀로 장착하면 10kg이 넘는다. 힘들더라(웃음). 그게 어려웠다. 슈트가 다 붙어있는 것이니 화장실 갈 때 불편했다. 뭐, 그 정도쯤이야 몸이 힘들어야 간절한 연기가 나오는 법이니까.
실내 세트장에서 촬영하는 건 어떤가? 한정적 공간에서 촬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나?
- 별로 없었다. '킹덤'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웃음). '고요의 바다'는 파주에 있는 스튜디오 세트 세 채를 모두 이용해서 찍었는데, 더울 때는 에어컨을 켜고 추울 때는 난방도 빵빵하게 틀어주어서…. 세트장 촬영에 관한 어려움은 없었다.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다 보니, 배우들 간 호흡도 중요했을 거 같다. 배우들 간 호흡은 어땠나?
- 배우들과 호흡이 좋았다. 작품에서는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를 유지해야하는데 현장은 밝았다. 현장 사진을 보면 웃는 장면이 많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다 보면 한두 명 싫거나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번 작품은 그렇지 않았다. 서로 더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였다.
제작자인 정우성도 자주 현장에서 목격되었다는데?
- 거의 매일 촬영장에 나왔다. 그런 제작자는 처음 봤다. 마치 스태프 같았다.
루나 역의 김시아와는 어땠나? 인상 깊은 배우더라
- 정말 타고났다. 현장에서 매번 '천재'라고 했다. 연기를 정말 잘한다. 연기를 계산하면서 하는 게 아니라 담대하고 대담하게 해내는 편이다. 경험이 쌓인 배우들만 할 수 있는 대담함을 가지고 있더라. 내가 시아의 1호 팬이다.
상대 배우로 하여금 영감을 얻었거나 재해석 된 장면이 있나?
- 시아와 함께 한 장면이다. 루나의 다리가 문에 껴서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 굉장한 충격을 느꼈다. 시나리오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더라. 눈앞의 시아를 보고 나니 '아, 이런 느낌이구나' 깨달았다. 인간으로서의 연민이 가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워낙 좋은 배우들이 많아서 하나하나 꼽기는 어렵지만, 공유 씨도 제게 좋은 영감을 많이 주었다. 제겐 고마운 친구다. 극 중 부딪치는 신이 많았는데 그런데도 케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공유 씨 덕이다.
'고요의 바다'가 던지는 화두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우리 드라마는 많은 질문을 던진다고 생각한다. 환경문제를 비롯하여 윤리의식 등을 다룬다. 개인적으로 슈퍼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인류를 구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나를 희생해서 인류를 구한다거나 이런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 이번 작품을 하며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센스8'부터 '킹덤' '페르소나' '고요의 바다'까지 다수의 넷플릭스 작품에도 출연해왔고 해외 활동 경험도 많은 터라 한국 콘텐츠 인기, 발전에도 실감을 많이 할 거 같다
- 다들 체감하지 않을까? 정말 놀라울 정도다. 외국 친구들이 정말 이야기를 많이 한다. 서서히 시작되었는데, 어느 순간에는 모든 대중이 K-콘텐츠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예전에도 유럽 친구들이 먼저 '부산행을 보았느냐'고 먼저 묻기도 했는데, 이렇게 대중적으로 K-콘텐츠가 알려진 건 처음인 거 같다. 모두가 피부로 느껴지지 않나. 사실 그래서 부담이기도 한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내 일처럼 기쁘게 생각한다. '오징어 게임'이 잘 됐을 때 정말 기뻤다. 꼭 1등이 최고라는 뜻은 아니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제 일처럼 기뻤다.
배두나의 연기 인생에 있어서 변곡점이 된 작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몇 번 있었다. 제 연기 인생의 첫 번째 갈림길에서는 '플란다스의 개'였다. 이후 10여 년 간은 그런 장르의 영화들에 꽂혀있었던 거 같다. 두 번째는 '공기인형'이었고 그 후에는 SF 장르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나 싶다. 3번째는 영화 '도희야'였다. 그때부터 제가 아이가 나오는 작품들을 연달아 찍지 않았나 생각한다. 미래 희망이 되는 어린아이들에 관해 관심이 많은 거 같다. 조카가 생긴 뒤 더욱 그런 영향을 받은 거 같다. 그 친구(조카)는 제게 큰 영감을 주고 심지어는 살아가는 힘을 주는 정도니까.
차기작은?
- '도희야' 정주리 감독님의 두 번째 영화 '다음 소희'다. 1월 중순쯤부터 시작한다. 현재 프리프로덕션 중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도 마찬가지다. '오징어 게임' '마이네임' '지옥'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해외에서 연이어 좋은 평가를 얻자, '고요의 바다'에 관한 기대도 자연히 높아졌다. 지난달 24일 공개 후 '고요의 바다'에 관한 평가는 극명하게 나뉘었다. 작품의 숨은 속뜻까지 파헤치며 N차 관람하는 팬덤이 생기는 반면 'SF 장르가 아니라'며 혹평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런 소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배두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제 갈 길을 갈 뿐이었다. 그의 태도는 곧 필모그래피였고, 팬들에겐 신뢰였다.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2075년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물이다. 2014년 제1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큰 호평을 받았던 최항용 감독의 동명 단편 영화를 시리즈화한 작품으로, 영화 '마더' '미쓰 홍당무'로 필력을 인정받은 박은교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
아주경제는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공개 후, 주연 배우 배두나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요의 바다'의 어떤 점에 마음이 끌렸나?
- SF 장르의 외피를 하고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잠기지 않았나. 한국인의 정이라거나 사회적 이야기 등 어떤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오히려 히어로물이러거나 단번에 변화하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좋았다.
'고요의 바다'는 최항용 감독의 단편에서 시작되었다. 단편을 보았는지?
- 보았다. 그대로인 거 같다. 원작이 짧은 시였다면, 넷플릭스 8부작은 소설 같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구현해낼 수 있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고요의 바다'는 수면 아래에서 소용돌이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심리묘사를 따라가면 슬퍼지기도 하고 무서워지기도 한다. 그런 인간의 감정을 따라가는…캐릭터에 집중되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
공개 초반에는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 그런 것에 신경 많이 쓰는 편은 아니다. 개인의 취향과 의견을 존중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좋다는 평이 많이 올라오기도 하더라.
'고요의 바다'는 장르적으로도 도전적인 작품이었다.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 처음 시도하는 게 많아서 어려움이 많았다. 앞으로 만들 작품들의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될 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먼저 경험해보는 것을 좋아한다. '고요의 바다'가 호오가 갈릴 수 있지만, 이전에도 겪어 본 일이다. 먼저 경험을 해서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 뿌듯하지 않을까?
우주복을 입고 연기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을 거 같다
- 우주복을 풀로 장착하면 10kg이 넘는다. 힘들더라(웃음). 그게 어려웠다. 슈트가 다 붙어있는 것이니 화장실 갈 때 불편했다. 뭐, 그 정도쯤이야 몸이 힘들어야 간절한 연기가 나오는 법이니까.
실내 세트장에서 촬영하는 건 어떤가? 한정적 공간에서 촬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나?
- 별로 없었다. '킹덤'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웃음). '고요의 바다'는 파주에 있는 스튜디오 세트 세 채를 모두 이용해서 찍었는데, 더울 때는 에어컨을 켜고 추울 때는 난방도 빵빵하게 틀어주어서…. 세트장 촬영에 관한 어려움은 없었다.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다 보니, 배우들 간 호흡도 중요했을 거 같다. 배우들 간 호흡은 어땠나?
- 배우들과 호흡이 좋았다. 작품에서는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를 유지해야하는데 현장은 밝았다. 현장 사진을 보면 웃는 장면이 많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다 보면 한두 명 싫거나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번 작품은 그렇지 않았다. 서로 더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였다.
제작자인 정우성도 자주 현장에서 목격되었다는데?
- 거의 매일 촬영장에 나왔다. 그런 제작자는 처음 봤다. 마치 스태프 같았다.
루나 역의 김시아와는 어땠나? 인상 깊은 배우더라
- 정말 타고났다. 현장에서 매번 '천재'라고 했다. 연기를 정말 잘한다. 연기를 계산하면서 하는 게 아니라 담대하고 대담하게 해내는 편이다. 경험이 쌓인 배우들만 할 수 있는 대담함을 가지고 있더라. 내가 시아의 1호 팬이다.
상대 배우로 하여금 영감을 얻었거나 재해석 된 장면이 있나?
- 시아와 함께 한 장면이다. 루나의 다리가 문에 껴서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 굉장한 충격을 느꼈다. 시나리오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더라. 눈앞의 시아를 보고 나니 '아, 이런 느낌이구나' 깨달았다. 인간으로서의 연민이 가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워낙 좋은 배우들이 많아서 하나하나 꼽기는 어렵지만, 공유 씨도 제게 좋은 영감을 많이 주었다. 제겐 고마운 친구다. 극 중 부딪치는 신이 많았는데 그런데도 케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공유 씨 덕이다.
'고요의 바다'가 던지는 화두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우리 드라마는 많은 질문을 던진다고 생각한다. 환경문제를 비롯하여 윤리의식 등을 다룬다. 개인적으로 슈퍼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인류를 구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나를 희생해서 인류를 구한다거나 이런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 이번 작품을 하며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센스8'부터 '킹덤' '페르소나' '고요의 바다'까지 다수의 넷플릭스 작품에도 출연해왔고 해외 활동 경험도 많은 터라 한국 콘텐츠 인기, 발전에도 실감을 많이 할 거 같다
- 다들 체감하지 않을까? 정말 놀라울 정도다. 외국 친구들이 정말 이야기를 많이 한다. 서서히 시작되었는데, 어느 순간에는 모든 대중이 K-콘텐츠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예전에도 유럽 친구들이 먼저 '부산행을 보았느냐'고 먼저 묻기도 했는데, 이렇게 대중적으로 K-콘텐츠가 알려진 건 처음인 거 같다. 모두가 피부로 느껴지지 않나. 사실 그래서 부담이기도 한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내 일처럼 기쁘게 생각한다. '오징어 게임'이 잘 됐을 때 정말 기뻤다. 꼭 1등이 최고라는 뜻은 아니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제 일처럼 기뻤다.
배두나의 연기 인생에 있어서 변곡점이 된 작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몇 번 있었다. 제 연기 인생의 첫 번째 갈림길에서는 '플란다스의 개'였다. 이후 10여 년 간은 그런 장르의 영화들에 꽂혀있었던 거 같다. 두 번째는 '공기인형'이었고 그 후에는 SF 장르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나 싶다. 3번째는 영화 '도희야'였다. 그때부터 제가 아이가 나오는 작품들을 연달아 찍지 않았나 생각한다. 미래 희망이 되는 어린아이들에 관해 관심이 많은 거 같다. 조카가 생긴 뒤 더욱 그런 영향을 받은 거 같다. 그 친구(조카)는 제게 큰 영감을 주고 심지어는 살아가는 힘을 주는 정도니까.
차기작은?
- '도희야' 정주리 감독님의 두 번째 영화 '다음 소희'다. 1월 중순쯤부터 시작한다. 현재 프리프로덕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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