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변액보험 열풍] AI 자산 운용부터 카카오톡 가입까지 생보사 변액보험 상품 잇따라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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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2-01-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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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국제적 긴축 시작…보험 해지 등 대비 필요 지적도

[사진=미래에셋생명]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되면서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판매액이 급증하고 있다. 생보사들은 변액보험 수요가 급증하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투자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상품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긴축을 예고하고 있어, 단기 투자를 위한 변액보험 가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작년 생보사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전년 대비 두 배 급증

10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작년 1~9월까지 국내 생보사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4조17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조939억원) 대비 99.2% 급증한 수치다. 초회보험료란 보험계약자들이 가입 이후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로 보험사의 신계약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다.

생보사별로 보면 이 기간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조4109억원으로 전년 대비 57.8% 증가했다. 메트라이프생명과 하나생명도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두 배 이상 늘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3842억원으로 1년 전(1647억원)보다 133.3% 증가하며 2위에 자리했다. 하나생명도 전년 동기(1101억원) 대비 141.2% 증가한 2654억원을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흥국생명은 1년 전(385억원) 대비 6배 이상 늘어난 2450억원을 기록했고, DGB생명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2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0% 이상 급증했다.

2008년 1분기 1조128억원을 기록했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금융위기와 주가급락 등 시장 혼란을 겪으며 2014년 1분기부터 2000억원대로 급감하는 등 주식시장 등락의 영향이 그대로 반영됐다. 그동안 변액보험의 초회보험료는 2016년 1조2815억원, 2017년 1조9563억원, 2018년 1조7860억원, 2019년 1조8163억원을 기록하며 2013년 이후 2조원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변액보험의 수익률 상승 기대감이 커지자 생보사들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지난해 3조1044억원에 달해 처음으로 연간 3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9월까지 4조원을 넘어서면서 연내 5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액보험의 수요가 커지면서 생보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DGB생명은 작년 '하이파이브 (Highfive) 그랑에이지 변액연금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주식시장과 관계없이 평균 5~6%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 상품의 수익률은 현재까지 평균 6%대를 유지하고 있다.

DGB생명은 또 에이플러스에셋, 삼성자산운용과 함께 A+마이솔루션AI변액연금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계약자 대신 AI를 기반으로 설계한 삼성자산운용의 Robo솔루션 알고리즘이 금융시장 상황에 맞게 투자 대상과 비중을 변경해 주도록 설계돼 있다.

교보생명도 AI 자산관리를 도입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펀드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있다. 자신의 투자성향과 투자 목적 등에 맞는 자산배분 전략을 추천받을 수 있다. 자산군별 투자 비중을 결정한 뒤에는 최적의 금융상품과 펀드를 추천해 고객의 성공적인 투자를 지원한다. 

AIA생명은 (무)AIA바이탈리티 다이아몬드 웰스 변액유니버셜보험을 내놨다. 이 상품은 AIA바이탈리티 적립서비스로 건강 개선 활동을 통해 책정된 바이탈리티 등급에 따라 특약보험료의 일부를 적립금으로 쌓을 수 있다. 여기에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한화생명은 카카오톡으로 쉽게 이용 가능한 인공지능(AI) 변액보험 펀드 디지털 관리 서비스를 내놨다. 이 서비스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고객의 투자성향과 글로벌 경제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적합한 펀드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 또 별도로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카카오톡으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생보사 관계자는 "변액보험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보사들이 앞다퉈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 변액보험 수요 늘었지만 해지율도 늘어…단기 투자 위험성↑

변액보험 가입 열풍에 반해 변액보험의 해지도 빠르게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돌입하면서 변액보험의 수익률이 주춤한 데다, 보험사가 사업비로 떼는 금액이 납입한 보험료 중 최대 16%에 달해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보협회에 자료에 따르면 최근 변액보험의 해지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이후 변액저축성보험(변액연금보험과 저축성 변액유니버셜보험) 월별 해지율은 2020년 12월, 2021년 1월 각각 1.79%, 2.21%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11월 변액저축성보험 월별 해지율인 0.84~1.55%를 상회하는 수치다.

해지율 상승으로 올해 생보사의 변액보험 수입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연구원의 ‘2022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에 따르면 올해 생보사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작년보다 8.7% 감소한 4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도 올해보다 4.7% 감소한 15조1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 월별 해지규모도 지난해 1월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고, 같은 기간 주식시장 고객예탁금은 68조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점을 볼 때 주식 직접투자를 위한 자금 이동이 저축성 변액보험 해지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그동안 변액보험의 성과가 개선된 후 수익을 확정하려는 동기 또한 해지의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변액보험의 해지가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으나, 변액보험의 수수료 구조와 사망보장 및 노후소득보장 등 일반적인 펀드와 다른 특성을 감안한다면 장기유지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생보사는 변액보험의 장기유지를 위해 수수료 구조 다양화와 투자가능 펀드 확대, 능동적 펀드 운용 유도 등의 서비스 강화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생보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주식시장이 상당 기간 호조세를 유지했지만, 올해는 국제적으로 코로나 팬데믹 회복을 위해 각국이 긴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주식시장이 위축돼 변액보험의 수요도 감소할 수 있는 만큼, 생보사들은 변액보험 외에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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