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국외를 방문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20년 3월 미얀마 방문이 마지막이었다.
결국 문 대통령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상 외교의 폭이 줄어든 것이다. 그 사이에 사드와 맞물려 한한령(限韓令)과 혐중(嫌中) 정서가 심화됐다. 남북 관계 복원을 위해 한·미 동맹 등 대미(對美) 관계에 상대적으로 더 집중한 측면도 부인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의 마지막 희망은 내달 베이징(북경) 동계올림픽인데 이마저도 상황이 좋지 않다.
북한은 지난 5일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대화보다는 간헐적인 무력 도발을 통한 대미(對美) 협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해 첫 무력 도발이었다.
북한은 올림픽 최종 불참을 선언하며 미국과 우리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7일 북한의 올림픽위원회와 체육성이 중국 올림픽위원회와 올림픽 조직위원회, 국가체육총국 앞으로 편지를 보내 “올림픽에 불참하지만 중국을 지지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 코로나19로부터의 선수단 보호를 이유로 불참했다. 이 때문에 북한 올림픽위원회(NOC)는 올림픽 헌장에 명시된 올림픽 정신을 준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올해 말까지 참가 자격 정지를 당했다. 자격정지 기간 동안이라도 선수들은 자국의 올림픽위원회 명의로 ‘개인’ 자격의 참가가 가능하지만 북한은 이번 편지에서 이마저도 불허한 셈이다.
미국과 북한의 이 같은 결정으로 문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외교적 실익이 한층 불확실해졌다.
청와대는 우선 이달 말로 예정된 한·중 화상 정상회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올림픽 참석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청와대 참모들 가운데 차기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차원에서 올림픽 참석 필요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서 가장 현실적인 안은 일단 문 대통령이 시 주석과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올림픽 때는 김부겸 국무총리나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선수단과 함께 참석하는 것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한·중 관계는 수교 30주년이라는 모멘텀을 잘 활용해 다음 정부에 잘 연결해주는 것이 맞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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