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주식시장 개장 전 1880억원을 횡령했다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이 체포됐다는 소식이 증시에 전해졌다. 그러자 난데없이 주가가 폭등한 기업이 있다. 바로 '오스템'이다. 이날 오스템은 장중 19%대까지 치솟았다가 4%대 오름세로 마감했다.
'오스템'은 자동차 시트와 바퀴 관련 부품을 만드는 업체로 이번에 문제가 된 '오스템임플란트'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회사다. 영어 사명도 'AUSTEM'으로 'OSSTEM'을 쓰는 오스템임플란트와 차이가 있다.
오스템은 지난 1990년 3월 '윤영'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자동차 부품회사다. 코스닥에는 지난 1997년 상장했다. 지금 사명으로는 지난 2005년 변경했다. 업력으로 보면 1997년 설립하고 2007년 상장한 오스템임플란트보다 훨씬 선배다. 자동차 부품 제조가 주된 사업 분야로 안마의자 제조사업에도 진출하면서 바디프랜드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6일 오스템 거래량은 497만3150주로 지난해 12월 오스템 전체 거래량 115만7211주보다 4배 이상 많다. 12월 평균 거래량보다는 무려 94배 수준이다.
실제로 주식시장에서는 사명 때문에 혼란을 겪어 '실수'를 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대표적인 기업은 '씨큐브'와 '시큐브'다. 씨큐브는 화장품 원료를 생산하는 회사며, 시큐브는 보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IT회사로 전혀 다르다.
실제 지난 2015년 4월 19일 증권가에서 씨큐브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쏟아지자 난데없이 시큐브가 장중 상한가를 기록한 적도 있다.
'디아이'(반도체)와 '디와이'(산업기계), '디아이씨'(자동차부품)와 '디아이디'(모니터부품·2015년 상폐)도 투자자들을 자주 헷갈리게 하는 종목이다.
SK 계열 바이오업체 '나노엔텍'과 합성수지를 주로 생산하는 중소기업 '나노캠텍'도 이런 이슈에 자주 비교되는 종목이다. 도시가스 공급업체 '삼천리'와 자전거 전문회사 '삼천리자전거'도 투자자들이 자주 오해하는 종목이다.
투자자들이 자주 오해하지만 결국 투자자들 책임이다. 사명이 비슷한 것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이에 일부 회사는 사명을 선점하기 위해 소송도 불사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삼성제약이다. 삼성제약은 삼성그룹과 상표권으로 법적 분쟁을 겪은 바 있다. 지난 2020년 특허법원이 "삼성제약이 삼성그룹보다 더 오래전부터 '삼성'을 썼다'며 삼성제약 손을 들어주고 삼성그룹이 상고를 포기하며 마무리된 상태다.
롯데그룹도 그룹에서 분리돼 나간 롯데관광개발과 사명과 심벌 사용을 두고 소송을 벌인 바 있으며, 한국타이어그룹은 지주사 사명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라고 변경했다가 자동차 부품업체 한국테크놀러지와 법적 다툼을 벌인 끝에 결국 한국앤컴퍼니로 다시 사명을 바꾼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이 단기적인 이슈에 따른 테마 투자에 나서다가 사명이 헷갈려 피해를 입게 된다"며 "투자에 나서기 전에 정확한 사명과 함께 종목코드까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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