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책정보위원회의 위원장이자 20여 년간 정치가로 왕성한 활동을 해온 신기남. 그는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으로 삶과 역사와 정치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엮어낸 타고난 이야기꾼 ‘소설가 신영’이기도 하다.
신영 작가는 오는 1월 20일 출간되는 두 번째 장편소설 <마요르카의 연인>을 통해 그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줄곧 영혼 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전한다.
해군과 해병 장교를 육성하는 과정인 OCS(해군사관후보생대) 출신으로 해군장교로 병역을 마친 저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리처드 기어가 주연을 맡은 영화 ‘사관과 신사’를 보게 된다.
해군의 항공사관학교를 배경으로 한 그 영화를 보고 나서 한국의 OCS도 훌륭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직감한 그는 OCS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구상했다. 하지만 그 소설이 멋지게 완성되기에는 와인처럼 숙성될 시간과 장소가 필요했다.
해군의 도시 진해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어디에서 결말을 맞이해야 할까 오랫동안 고민하던 저자는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그 답을 찾았다.
마요르카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게 된 저자는, 여기라면 오디세우스처럼 세계를 방황하던 그의 주인공이 진정한 영혼의 안식을 맞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그렇게 하여 소설가 신영의 영혼 속에 들어 있던 이야기가 오랜 숙성을 거쳐 마침내 <마요르카의 연인>이라는 장편소설로 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신영 작가는 “첫 작품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이 금년(2021년)에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서 크로아티아어로 번역 되어 출간이 되었고 곧 크로아티아 정부의 후원을 얻어 영화화될 예정인 것처럼, 이 작품 <마요르카의 연인>도 우리 해군의 후원을 받아 영화화되기를 희망한다”라며 “그렇게 되면 그 영화는 <사관과 신사>를 훨씬 능가하는 해군영화가 될 것이고, 쇼팽의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진해와 마요르카를 잇는 뮤지컬 로망(musical roman)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나온 신영 작가는 해군장교(OCS)에 지원 입대하여 군함을 탔다. 해군 중위 전역 후 사법시험을 거쳐 서울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정계로 진출하여 국회의원을 네 임기 하면서 정치개혁 바람을 일으켜 개혁정당(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하고 집권여당 대표(의장)를 역임했다. 한글학계의 ‘외솔상’을 수상했고, 국가 최고의 도서관정책 기구인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작품은 순수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입영열차가 진해역에 도착해서 무한한 미래를 품은 청년들을 역 앞 광장에 쏟아냈다. 해군장교가 되기 위해서 도착한 그들 사이에 이 이야기의 주인공 이승현도 함께 있었다. 자유가 억압되던 군사정권 시절, 낭만적인 기질을 갖춘 법대생인 그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OCS에 합격해서 조국의 바다를 지킬 사명을 짊어지기로 한다.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혹독한 훈련 과정을 겪으면서 그는 군인으로서 장교로서 그 무엇보다 남자로서 눈부시게 성장한다.
가혹한 훈련 속에서 주어진 짧은 휴식, 이승현은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거리에서 우연히 듣게 된 쇼팽의 피아노 선율, 그 선율을 따라가다가 그 곡을 연주하던 피아니스트 김은주를 알게 된다.
쇼팽으로 엮인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운명적인 사람임을 첫눈에 직감하지만, 짐짓 그 운명을 시험하기로 한다. 하얀 정복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목련꽃처럼 늘어선 해군장교 임관식에 은주가 찾아오고, 그때부터 이 둘의 사랑은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게 된다.
<마요르카의 연인>은 다층적인 구조를 가진 소설이다. 해군장교를 거쳐 당당한 사내로 성장하는 한 인간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현실과 이상 사이를 오디세우스처럼 방황하며 세계의 의미를 탐구하는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이루어지지 않을 줄 알았던 사랑이 결국에는 운명처럼 이루어지고 마는 것을 목도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영혼을 공유한 진정한 사랑을 그린 연애소설이다. 진해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마요르카에 도달했을 때, 이 소설은 독자에게 이렇게 묻는다. ‘지금 당신의 영혼은 어디에 있는가?’
여기에 OCS 출신인 김석철 화백의 서정적인 삽화가 소설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진해역, 흑백다방, 초계구축함, 마요르카의 풍경 등 소설의 핵심을 포착해서 그대로 녹여낸 그림이 독자들을 소설 속 세계로 안내해줄 것이다.
시인이자 영화인인 백학기는 “신영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마요르카의 연인>은 한 마디로 매혹적이다. 지중해의 푸른 섬 마요르카의 환상적 이미지가 주는 소설적 공간과 두 연인의 영원한 사랑의 이정표를 오디세우스와 칼립소 전설의 암시를 통해 제시하고 있는 점도 놀랍다”라며 “해군과 벚꽃의 도시 진해를 배경으로 본격 첫 해군소설이 되는 이 작품은 신영 작가의 젊은 날의 초상처럼 감성과 열정, 그리고 고뇌가 담겨 우리를 감동케 한다. 읽는 내내 소설의 문장과 이미지들이 눈앞에 떠올라 아름답고 멋진 영화 한 편으로 재탄생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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