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는 전일 대비 0.74%(50원) 오른 67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682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또 KODEX 3대농산물선물(H)은 전일 대비 0.80%(90원) 오른 1만1400원으로 상승 마감했다.
두 ETF 모두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 상장된 농산물 가격에 연동된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식량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수익을 볼 수 있는 상품인 셈이다. TIGER는 밀과 옥수수, 대두, 설탕 등을, KODEX는 옥수수와 콩, 밀을 주요 자산으로 한다.
이들 식량 ETF가 강세를 보이는 까닭은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식량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생활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오는 13일부터 일부 음료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한 잔에 4100원이던 아메리카노는 4500원으로 400원 인상되고 다른 음료들도 100~400원씩 가격이 오른다. 인스턴트 커피 맥심을 생산하는 동서식품도 오는 14일부터 맥심과 카누, 티오피 등 커피 제품 출고가를 평균 7.3%씩 인상한다. 두 업체 모두 약 7년6개월 만에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셈이다.
가격 급등 현상은 식량 원자재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2021년 평균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5.7이다. 2020년 평균이 98.1이었음을 감안하면 1년 새 28.13%(27.9포인트) 급등한 셈이다. 특히 2021년 12월에는 133.7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130선을 상회하는 기염을 토했다. 해당 지수는 FAO가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 가격 동향을 조사해 발표하는 지수다. 곡물과 유지류, 육류, 설탕, 유제품 등을 조사한다.
기후변화와 이상 고온으로 인한 작황 부진과 코로나19로 인한 공급 차질도 식량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요소다. 오리온은 최근 미국 워싱턴주에서 들여오던 감자 수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대표 감자칩 제품인 포카칩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해상 운임 상승과 해운 차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국내외 패스트푸드점이 감자튀김 공수에 차질을 빚으면서 '감튀대란'이 발생했던 것도 생산 차질과 공급망 위기 때문이었다.
해외에서 관련 ETF를 찾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투자자들이 일부 작물만으로 구성된 국내 식량ETF가 아닌 육류와 커피 등에도 투자하는 ETF를 찾으면서다.
먼저 'Invesco DB Agriculture Fund(DBA)'가 이목을 끈다. 인베스코가 운용하는 이 펀드는 설탕과 커피, 옥수수 콩 등을 비롯해 육류와 코코아도 포트폴리오에 담은 ETF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0.80%로 부진하지만 3개월 수익률은 2.41%, 6개월 수익률은 10.13%에 달한다.
'VanEck Agribusiness ETF(MOO)'는 농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농기계와 비료생산, 곡물종자 관련 기업 등으로 구성됐다. 수익률은 1개월 3.39%, 3개월 3.86%, 6개월 4.37%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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