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배달료 최고 6000원… "배달대행 가맹점들 담합에 뾰족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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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2-01-19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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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맹점이 '갑'의 위치… 본사는 알고도 제재 방법 못 찾아

  • "소상공인 두번 죽여" 靑청원글… 공정위는 실태파악 못해

한 배달대행업체 앞에서 배달 대행기사(라이더)들이 대기를 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


배달대행업체가 음식점에 부과하는 배달 수수료가 또 올랐다. 업계는 올해부터 라이더(배달기사)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서 사업주 부담이 늘고 단건배달로 인력난이 심해졌다는 이유로 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각기 다른 업체들이 일제히 동일한 요금을 책정하면서 담합(부당공동행위)을 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배달대행업체 가맹 지사들이 수수료를 인상하고 있다. 지역 지사는 생각대로·바로고·부릉 등 본사와 계약을 맺고 지역구 단위 배달 물량을 맡아 대행하는 곳으로, 각 지사마다 자체적으로 배달 수수료를 정한다.
 
수도권에서는 1~1.5㎞당 평균 4000~4500원 수준을 기본요금으로 받는다. 주말이나 심야‧우천‧폭염 시엔 각각 할증이 500~1000원씩 추가된다. 경기 동탄과 위례 등 일부 지사는 기본요금을 5000원까지 인상했다. 심야나 우천 시에는 6000원에 육박하는 배달비를 지불해야 한다.
 
해당 지역에서는 각기 다른 배달대행업체 소속 지사들이 일제히 수수료 인상을 단행하면서 업체 간 담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배달대행업계 담합을 성토하는 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소상공인 두 번 죽이는 배달대행업체 가격 인상 담합행위를 중재해 주세요’라는 글을 통해 “업체에서 올해 1월부터 과도한 가격 인상을 통보해왔다”며 “다른 업체로 변경하려고 알아봤지만 업체별로 조건도 비슷하게 입을 맞춘 상태였다”고 토로했다.
 
본사도 담합 논란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각 지사가 본사 브랜드와 배달 주문 프로그램만 이용할 뿐 수수료 체계 등은 시장경쟁에 맞게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A배달대행업체 관계자는 “지역 내에서 각 업체 지사장들이 모여 (수수료 인상을)협의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시장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수수료는 각 지사에서 결정하도록 하고 있어 본사가 제재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배달대행 본사보다 가맹점이 ‘갑’ 위치에 있는 업체 구조상 본사가 가맹점의 담합을 적극적으로 제재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B업체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 배달앱이 만들어지면서 지역별로 배달 물량을 받는 지사가 먼저 생겼고, 이후 생각대로‧바로고‧부릉 등이 각 지사와 계약을 맺은 것이기 때문에 자율성을 인정하는 게 업계 관행”이라며 “각 지사가 본사와 계약을 쉽게 맺고 끊기 때문에 계약 유지를 위해 강제할 수 없는 측면도 있다”고 귀띔했다. 

담함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실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담합이 성립되려면 사업자 간에 가격을 올리자는 합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배달대행업 담합은 공정위에서 확인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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