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의 서버용 프로세서를 설계할 전문가로 애플 출신 엔지니어를 영입했다. 클라우드서비스에 자체 설계한 반도체를 활용하면서 세계 서버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텔과 AMD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포석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 칩 디자이너였던 마이크 플리포(Mike Filippo)가 MS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플리포는 애플에서 약 3년간 재직했고, 그에 앞서 반도체 설계 라이선스 기업인 ARM의 수석 CPU 아키텍트, 수석 시스템 아키텍트 등으로 일했다. 종합 반도체 회사인 인텔에서도 일했던 반도체 설계 전문가다.
플리포의 애플 재직 기간 동안 애플은 '애플 실리콘'이라는 이름으로 자체 설계 프로세서를 만들고, 노트북 PC 제품인 맥북 시리즈의 최신 모델에 애플 실리콘 'M1' 칩을 탑재해 출시했다. M1을 탑재한 맥북은 기존 인텔 칩 기반 맥북 모델보다 높은 전력 소비 효율과 성능을 내는 것으로 평가된다.
MS는 인텔과 AMD 등에 의존하지 않는 서버용 칩을 설계·제작하기 위해 플리포를 영입했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보도를 인용한 로이터 통신은 지난 2020년 12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MS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와 MS 자체 PC 제품군 '서피스'를 구동하기 위한 자체 컴퓨터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MS가 플리포를 채용했다는 점이 애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지원하는 서버에 자체 개발한 칩을 만들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봤다. 이 소식을 함께 다룬 온라인 IT매체 프로토콜은 앞서 제프 윌콕스라는 걸출한 칩 설계 전문가를 떠나보낸 애플에 MS 합류를 택한 플리포의 결정이 또 하나의 거대한 손실이라고 평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