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입장에서 볼 때 인사권 독립에 수반해야 할 '기준인건비' 독립 등 지방의회 사무기구에 대한 조직권이 부여되지 않아 인사권 독립의 취지가 충분히 구현될 수 없다." (김인호 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철저한 방역패스를 전제로 영업시간을 오후 11시까지 확대해야 한다. 또 신속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구정 전에 6차 국민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 (황명선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
1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1차 중앙지방협력회의'가 개최됐다. 이 회의는 32년 만에 전부 개정된 지방자치법 시행에 따라 지방자치와 균형발전 관련 주요 정책 등을 심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의장인 대통령 주재하에 국무총리와 시도지사협의회장(공동부의장), 기획재정부·교육부·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참여한다.
첫 회의에서는 1개의 의결 안건과 3개 보고 안건이 상정 처리됐다. 참석자들은 골고루 잘 사는 대한민국을 이뤄내는 데 공감했지만, 세부 내용에서는 지방정부의 개선·보완 목소리가 더해졌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 합동브리핑에서 "이 회의를 명실상부한 '제2국무회의'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던 제2국무회의 도입을 국정과제로 삼아 추진해왔고, 그 결실을 맺었다는 것이다.
이어 "분기별 1회 개최를 원칙으로 지방자치와 균형발전 분야 주요정책을 심의하되, 지방에 미치는 영향이 큰 법률·정책은 국무회의 상정 전 협력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운영의 실질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형성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지방정부는 탐탁지 않은 눈치다. 상향적 정책 제안을 하기에는 회의 주도권이 여전히 중앙정부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지방의회가 인사권을 갖게 됐지만,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기초의회 행정사무기구 관련 규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하진 시도지사협의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회의가 향후 지방정책 관련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기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지방 중심 회의체로 운영해야 신설 본연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방 다양성·창의성 극대화, 지역경제 활성화, 초광역협력 추진, 자치조직권 확대 등을 위해 중앙정부는 과감한 권한 이양, 포괄적 재정 배분, 지방정부의 자율적 조직 운영권 보장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인호 회장도 회의 취지를 살리려면 4대 협의체(시도지사협의회,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를 포함한 지방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김 회장은 "지방의 다양한 의견 수렴이 가능하도록 (회의가) 구성돼야 하는데, 지방의회와 기초단체장들은 각 협의의 대표만 참석한다는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황명선 회장은 "실무 단위 회의 중심이 행안부가 아닌 시도지사를 포함한 4대 협의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자치구, 농·산·어촌, 특례시, 의회 등 다양한 현장 목소리가 대변될 수 있도록 보완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여파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영업시간과 인원제한을 완화해 달라는 요청도 제기됐다. 황 회장은 "방역패스를 전제로 영업시간은 오후 11시까지, 사적모임 인원은 서울·수도권 6인, 비수도권 8인까지 확대해 달라"고 촉구했다. 구정 전에 지역화폐 형태로 전 국민에게 6차 국민재난지원금을 지급해 줄 것도 간곡히 요청했다.
김 회장도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가계, 자영업자·소상공인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신속하고도 충분한 조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별 특수성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피해 복구 방안 수립에 각 지역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해 줄 것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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