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생활범죄팀 7년 만에 폐지…일선에서는 형사 인력 감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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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수습기자
입력 2022-01-1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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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청은 경제·사이버 등 수사 파트 인력 시급해 불가피하다는 입장

경찰청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생활범죄 감소와 경제·사이버 수사 인력 충원 필요성을 근거로 생활범죄팀을 7년 만에 폐지한다. 하지만 일선 형사 중심으로 '형사 인력 감축'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 지휘부는 최근 생활범죄팀을 폐지해 그 인력을 강력팀으로 일부 흡수하고, 나머지는 경제팀 등으로 배치하기로 했다.

2015년 일선 경찰서 형사과 내에 도입된 생활범죄팀은 자전거·오토바이·스마트폰 절도처럼 국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겪지만 다른 강력범죄에 가려 상대적으로 수사가 소홀했던 생활 주변 범죄에 초점을 두고 형사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생활범죄팀을 도입할 때와 달리 최근 침입 강·절도 범죄가 많이 사라져 팀 도입 목적을 달성했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이달 경정 이하 인사에 맞춰 생활범죄팀은 해체하고, 기존에 생활범죄팀 업무는 강력팀에서 맡을 예정이다.

생활범죄팀 폐지에 일선 형사들은 결국 '인력 감축' 아니냐며 지휘부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경찰 내부망에도 성토 글이 나오고 있다.

생활범죄팀 소속 한 형사는 "지난해 우리 팀 4명이 처리한 건이 약 900건"이라며 "인원은 빠지더라도 생활범죄팀 업무는 그대로 남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일선 경찰서 형사도 "경제팀 활성화에는 공감하지만, 집회부터 실종, 강력, 경호 등 다양한 업무에 동원되는 형사팀에서 인원을 뺀다는 것은 결국 돌려막기"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최근에는 보이스피싱부터 여성·청소년 범죄까지 넘어오는 경우가 많다", "새롭게 팀이 생길 때도 인력을 증원해주지 않았는데 왜 해체할 때는 빼느냐" 같은 우려와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살인·강도·강간 및 강제추행·절도·폭행 등 5대 범죄는 30만4665건으로 전년(35만3126건)보다 줄었지만 생활범죄팀이 소화하는 일상 속 절도 등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경찰청은 이번 조치에 대해 경제와 사이버 등 수사 파트 '수혈'이 시급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권 조정 후 수사 절차 신설, 통제 장치 등이 늘면서 특히 경제와 사이버 수사 쪽 사건 기일이 늘어난 상황"이라며 "행정안전부에 2700명의 수사 인력 증원을 요청했지만 443명만 이뤄져 간극이 크다. 결국 책임 수사 구현을 위해 내부 인력 재배치가 불가피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로 541명의 수사 인력이 추가로 확보된다"며 일선 형사들의 우려에 대해서는 "형사 강력팀 운영 효율화 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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