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 신용위험 커졌지만"…관망 속 1분기 대출문턱 낮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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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1-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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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은행권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대출금리 상승 여파에 따라 가계 신용(부채)위험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해 총량 관리 차원에서 일부 은행이 대출 중단에 나서는 등 크게 높아졌던 대출 문턱은 새해 들어 대출이 재개되면서 전 분기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예상한 올해 1분기 신용위험지수는 16으로, 작년 4분기(11)보다 5포인트 확대됐다. 대출 주체별로 보면 특히 가계의 지수가 12에서 15로 3포인트 뛰었다. 중소기업 신용위험 역시 12에서 18로 상향됐다. 대기업(3→0)을 제외한 가계와 중소기업 모두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본 것이다. 

한은은 신용위험,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에 대한 응답(크게 완화·증가-다소 완화·증가-변화 없음-다소 강화·감소-크게 강화·감소)을 가중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를 산출하는데, 지수가 양(+)이면 '완화' 또는 '증가'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강화' 또는 '감소'보다 많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신용위험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취약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으로 전 분기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소기업 역시 대내외 여건이 악화될 경우 그간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아 실적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일부 취약업종 및 영세 자영업자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신용위험 확대 전망에도 은행들의 1분기 대출태도 지수는 일부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대출 주체별로는 대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태도는 대기업의 영업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전 분기(0) 대비 6 확대된 6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오는 3월로 다가온 금융지원 종료를 앞두고 신용리스크 현재화 가능성에 대한 경계로 2분기 연속 0 수준을 유지했다. 

가계 주택자금 대출 역시 지난 4분기 -35에서 1분기 0으로 개선됐다. 가계 일반대출 또한 작년 4분기 -41에서 -6으로 대출태도 지수가 큰 폭으로 개선됐으나 여전히 마이너스(-)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이는 1분기 대출 심사조건을 강화하거나 대출 한도를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대출을 조이겠다고 대답한 은행이 완화하겠다고 대답한 은행보다 여전히 더 많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에 대한 은행들의 태도는 가계대출 관리 정책에 따라 직전 2분기 연속 큰 폭으로 강화된 이후 연초 관망세가 작용하면서 강화 기조가 축소될 것"이라면서 "주택대출과 관련해 크게 강화됐던 대출태도가 보합으로 완화되고, 일반자금대출도 강화 정도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기간 대출수요지수는 작년 4분기 -5에서 올해 1분기 7로 상향될 것으로 관측됐다. 그만큼 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 같은 대출수요는 기업(대기업 -3→3, 중소기업 6→12)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경기회복 기대에 따른 설비투자자금 수요와 유동성 확보 필요성 등에 따라 대출수요가 늘 것이라는 시각이다.

가계대출 수요 역시 작년 4분기 큰 폭 감소에서 벗어나 '보합'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가계 주택대출 수요는 -18에서 0으로, 일반대출 수요는 -9에서 0으로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주택대출에 대한 신규취급을 재개하고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재개 등에 나서면서 주택자금과 일반자금 수요 모두 전 분기 급감세에서는 벗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 대상의 설문조사에서는 1분기 신용 위험이 커지고 대출 태도 역시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과 생명보험사, 저축은행의 경우 비은행권 DSR 규제 강화와 금리 상승에 따른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등으로 대출 문턱을 지속적으로 높여갈 여지가 크다는 시각이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13일부터 31일까지 총 203개 금융기관(은행 17·상호저축은행 26·신용카드 8·생명보험사 10·상호금융조합 142)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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