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원전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후보는 현재 문재인 정권에서 시행하고 있는 탈원전과 다소 차이가 있는 ‘감(減)원전’정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반면, 윤 후보는 원전을 배제하는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하며 ‘친(親)원전’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 이재명, 신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체계 개편·‘탈(脫)원전’ 대신 ‘감(減)원전’
이 후보는 “박정희 시대 산업화 고속도로, 김대중 시대 정보화 고속도로처럼 에너지 대전환 탈탄소 시대에 걸맞은 에너지 고속도로를 만들어야 한다”며 “에너지 고속도로를 통한 분산형 에너지 생산시스템이 농촌과 지방의 소멸위기 극복을 넘어, 지역부흥의 새 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후보는 국민 여론에 따라 건설이 중단된 원전 신한울 3·4호기를 건설 재개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와 배치되는 입장으로 탈원전이 아닌 감원전 정책으로의 선회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북 울진의 신한울 3·4호기는 각각 2022년과 2023년 준공될 예정이었지만, 문재인 정부가 2017년 12월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한울 3·4호기를 제외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또 이 후보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50%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정부가 제시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매우 도전적 과제’라고 했던 목표라고 했던 40% 감축보다 무려 10%나 더 높은 수치를 목표로 설정한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에게 탄소세를 걷어 기본소득 재원 일부로 활용하는 등 적극적인 탄소 감축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윤석열, 탈원전 정책 폐기·신한울 원전 3·4호기 공사 재개
지난달 29일 윤 후보는 경북 울진 신한울 원전 3·4호기 공사 현장을 찾아 공사 재개와 더불어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등을 내용으로 하는 원자력 공약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던 원자력 생태계가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며 “신한울 3·4호기 공사 중단 현장은 초법적·비이성적 정책이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을 얼마나 위태롭게 만드는지 생생히 보여주는 상징적 장소”라고 밝혔다.
이어 “원전을 배제하는 현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매우 비과학적”이라며 “원전·액화천연가스(LNG), 석탄, 신재생 등을 적절히 섞어 합리적인 에너지 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또 윤 후보는 현 정부가 충분한 논의 없이 2050 탄소중립 계획을 진행해 전력가격을 무분별하게 상승시키고 원전 산업의 경쟁력 저하, 일자리 감소 등 부정적인 결과만을 초래했다며, 과학기술과 정보를 바탕으로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에너지·원자력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NDC와 관련해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자 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우리도 동참하고 각 부분에서 실천 가능한 감축목표를 설정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가 NDC목표를 50%로 설정해 ‘무리한 목표’라는 전문가들의 강한 비판에 직면한 것과는 상반된 의견을 보인 것이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원전을 친환경 산업에 포함시키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어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이어나가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현 정부는 탈원전을 추진할 당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나 전문가들의 의견 취합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다. 차기 정부에서는 성공적인 에너지 정책 수립을 위해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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