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기업은 지난해 업비트 수혜를 입고 흑자 전환한 케이뱅크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당초 2023년으로 계획했던 기업공개(IPO)를 올해로 앞당겼다. 케이뱅크의 몸값은 15조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입찰제안서 제출 마감은 오는 24일이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외국계 증권사 등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 연휴 이전에 PT까지 마무리 짓고 2월 중 주관사를 최종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적자였다. 그러나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한 데 힘입어 2분기 분기흑자를 냈고, 3분기에는 누적 기준으로도 흑자 달성(84억원)에 성공했다. 2017년 4월 출범 이후 4년5개월 만이다. 4분기에는 흑자 규모를 더 키워 연간 흑자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제 막 흑자로 전환해 순이익 규모가 유의미하지 않고, 업비트에 지나치게 의존도가 높은 점 때문에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일각에선 흑자 달성이 IPO의 전제조건으로 평가되는 만큼 조기 상장 추진이 무리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히려 당국의 규제 압박으로 지난해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들의 기업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데다 카카오뱅크의 상장 흥행 여운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금이 적기라는 분석이다.
금융 플랫폼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에 한창이다. 실탄을 마련해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주관사에 모건스탠리와 크레디트스위스를 선정했으며 상반기 내에 마지막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고 IPO 계획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프리IPO에서 비바리퍼블리카 기업가치는 20조원을 바라본다. 장외 거래에선 이미 기업가치가 약 23조원에 이른다. 방대한 금융 데이터가 최대 강점으로 작용하면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은행, 증권, 자산관리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해 플랫폼 파워를 더욱 키우겠다는 포부다.
이미 토스는 지난해 국내 뱅킹서비스 앱 중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가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를 통해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토스는 지난해 4월 사용자 수(MAU) 1241만7108명을 기록하며 카카오뱅크(1233만7935명)를 제치고 뱅킹 서비스 앱 사용자 수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이를 기반으로 올해 재개한 대출 영업을 강화해 이익을 바짝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중금리 대출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해 예금에 두둑한 이자를 얹어주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토스는 대출상품 비교 후 대출 신청·확정·실행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사 앱에서 일괄 처리할 수 있는 '원샷대출'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만 해도 시가총액 28조344억원으로 코스피 10위 자리에서 금융대장주 역할을 해온 카카오뱅크는 올 들어 악재를 만났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장중 4만4850원까지 내려앉으며 52주 최저가를 새로 썼다. 시가총액은 21조3109억원을 기록하며 코스피 17위(우선주 제외)로 내려앉았다. 카카오뱅크는 올 1분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고, 개인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대출 시장에도 연내 진출하는 등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금리 대출 확대로 보다 높은 금리로 대출이 이뤄지면서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4분기 NIM은 8bp 증가하며 타사 대비 큰 폭 개선이 예상된다"면서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만큼 적극적인 비용 집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다음 달 9일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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