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2년, 後] 감염병 전문가 "코로나 종식 사실상 불가능···하반기 공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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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욱, 이효정 기자
입력 2022-01-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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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미크론 대확산 극복 과장 아직 남아

1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국가지정치료병상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발생 만 2년을 앞둔 가운데, '코로나19 종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세계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원활해졌고, 코로나19 '먹는 약'이 상용화를 시작한 데다가 전파력은 높으나 치명률은 낮은 것으로 분석되는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우선 코로나19가 지구상에서 박멸되는 형태의 '종식'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으며, 인류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위험성을 낮추는 '공존'을 사실상 종식으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기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지만 올해 안으로 공존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코로나19 공존 단계로 접어들기까지 오미크론발(發) 대확산 위기 등 극복해야 할 과정이 남아 있다며 결코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2년간을 되짚어보면 초기에는 수준 높은 대응력을 보였다는 평가지만 오락가락 정책이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K-방역 2년 성적표는?
 
전문가들은 2년여간 이어진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의 방역 체계가 초반에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K-방역이라는 이름으로 선전했으나 갈수록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청장)는 18일 "코로나19 발병 초기에는 감염자에 대한 진단이 빨랐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 역시 발 빠르게 진행돼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면서 "역학조사 역시 우리나라가 최고 수준이었다고 자부할 만큼 체계적으로 잘했고, 의료체계 부담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후 방역체계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지면서 초기의 수준 높은 대응력을 계속해서 이끌지 못해 아쉽다는 게 정 교수의 의견이다. 그는 "과학적인 판단을 기본으로 정부 내에서도 중심을 잡는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하는데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1차 대유행 당시 코로나 전담 병원을 늘리다가 6월에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의료체계 정비를 하지 않은 것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대해 여러 이유를 들어 강화하지 않고 수도 없이 변경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정기석 교수는 "정부는 거리두기 방침에 대해 '짧고 굵게'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가늘고 길게' 가면서 효과 역시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강력한 거리두기와 자영업자에 대한 보상 강화 없이 국민들의 피로감만 늘었다"고 덧붙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앞선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을 파악해 보다 합리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할 경우 면역력이 기본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중증률이 낮으므로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방역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률이 높고, 마스크도 철저히 착용하고 있기 때문에 백신 3차 접종을 사실상 강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오미크론發 대유행 위기, 반드시 올 것"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 사전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경증환자 재택치료 시스템 정비’와 ‘중환자 병상 확보’ 두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기석 교수는 "현재 재택치료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고위험군 환자에게 신속하게 경구용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제공해야 하는데 아직은 처방과 배달 등에 대한 시스템이 미비해 발 빠른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오미크론발 확진자 폭증에 대비한 중환자 병상 확보도 미리 준비해서 의료체계 부담 가중으로 인한 의료계 반발 사태 등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 전파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PCR검사로는 부족하다. 영국 등 해외 사례처럼 신속항원검사키트를 보급해 수시로 검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신속항원검사를 통한 빠른 검사로 가족 간 감염을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천 교수는 "고위험군만 경구용 치료제를 처방하지 말고 처방 대상자를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가천대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을 앞둔 상황에서 경증 환자, 중증 환자 치료 체계 정비에 속도를 더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돌아오는 겨울, 공존 가능할 것"

전문가들은 이번 겨울이면 코로나와의 공존이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정기석 교수는 "치료제 보급이 시작됐고 대응 범위가 더 넓은 백신까지 나온다고 가정하면, 이번 겨울에는 코로나 역시 독감 수준의 바이러스로 여겨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훈 교수 역시 "상반기에는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대유행이 높은 확률로 예상된다. 하지만 하반기는 분명 상반기보다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며 "의료대응체계나 방역체계가 적절히 갖춰진다면 일상에 가까운 모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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