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형 게임사 액티비전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1조9000억원)에 인수하는 세기의 빅딜이 성사되면서 관련주들이 강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단순한 게임사 인수가 아닌 메타버스 확장을 위한 베팅인 만큼 게임·메타버스·NFT(대체 불가능 토큰) 테마의 반등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액티비전블리자드 관련주가 일제히 강세를 시현했다. 먼저 손오공이 전일 대비 29.98%(670원) 오른 2905원을 기록, 상한가를 쳤다. 손오공은 블리자드의 게임 패키지 유통권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1위 게이밍기어 전문기업 앱코도 장중 한때 29.77%(3900원) 오른 1만7000원에 거래됐다. 이밖에도 와이제이게임즈(15.58%), 이노뎁(6.41%), 나무기술(5.43%) 등이 강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이 강세를 보인 배경에는 18일(현지시간) 발표된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자리한다. MS는 이날 블리자드 주식을 주당 95달러, 총 687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전일 종가 대비 45%의 프리미엄이 붙은 액수다. 블리자드는 액티비전이 개발한 1인칭 슈팅 게임(FPS)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비롯해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등 초대형 지식재산권(IP)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게임 기업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MS의 이번 인수가 단순히 게임주에만 호재가 아니라 메타버스 산업에도 호재라는 점이다. 최근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메타버스 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MS도 메타버스 확장에 투자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이번 딜은 메타버스라는 큰 틀에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게임(B2C)과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B2B) 모두를 장악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적인 결단으로 파악된다"며 "게임 산업 관점에서도 전반적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희권 메리츠증권 광화문금융센터 지점장은 "이번 인수는 사실상 MS가 메타버스 산업에 80조원을 베팅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안드로이드의 구글과 iOS의 애플이 양분하고 있는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메타버스 산업을 선택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메타버스와 관련된 게임, 장비, 플랫폼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이 추가로 진행되면서 관련 테마가 모멘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MS도 추가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고 경쟁 기업들도 투자를 단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최근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인해 기술주들의 몸값이 낮아진 상황인 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은 관련 이슈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메타버스 관련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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