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20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남궁 센터장을 단독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남궁 내정자는 오는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 이후 회사는 기존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체제에서 남궁훈 내정자 단독대표 체제로 바뀌게 된다.
이는 신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회사 측 결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회사는 여 대표와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차기 공동대표로 정했지만 류 대표는 '주식 먹튀' 논란으로 자진 사퇴했다. 여 대표는 3월 임기가 마무리되나 이후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차기대표 선임이 급선무였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20일 사내 게시글을 통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내정하고 지지와 응원의 글을 올린 지 불과 50여 일 만에 다시 새 리더십에 대해 말씀드리게 돼 착잡한 마음"이라며 "메이슨(여 대표)은 카카오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으로 사의를 표명했고 이에 새 리더십을 원점에서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궁 내정자는 김 의장의 최측근 중 한 명이다. 지난 1997년 김 의장과 삼성SDS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뒤 한게임을 공동 창업했다. 이후 NHN USA 대표, CJ인터넷 대표, 위메이드 대표를 거쳐 2015년 카카오에 합류했으며 카카오게임즈 각자 대표도 맡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 선임되면서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해왔다.
남궁 내정자는 향후 이 같은 신사업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데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궁 내정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가 요구하는 글로벌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기존 세상의 기술 혁신보다는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기업을 개편해 새 땅을 개척하는 것이 국민의 요구와 카카오의 창업 정신을 모두 지키는 길이 될 것"이라며 "메타버스를 통해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고, 국민께 사랑받으며 성장하는 카카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공동대표, 단독대표 등 체제는 회사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정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회사가 미래 비전을 세우고 메타버스 등 새 영역에 도전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적합한 인물을 단독으로 내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남궁 내정자가 보유한 카카오게임즈 주식은 매도할 계획이 없으며 앞서 공개한 임원진 대상 스톡옵션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