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긴축에 속도를 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고속 성장을 장기로 삼고 있는 기술주들의 주가는 최근 금리 상승 움직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주식은 넷플릭스다. 구독자의 성장세가 정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탓이다. 이로써 넷플릭스의 시총은 490억 달러가 줄었다. 이는 크래프트 하인즈의 시총과 맞먹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투자회사 에버든의 팀 스키엔질레프스키 투자 이사는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은 시장에 이전보다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키엔질레프스키 이사는 "투자자들은 실적 시즌이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를 덜어주면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넷플릭스의 보고서는 정반대를 결과를 내놓으면서 불안감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SPY라고도 불리며 전반적인 시황을 반영하는 SPDR S&P500 ETF 트러스트와 연계된 풋옵션 구매가 크게 늘었으며, 21일 하루에 구매된 것만 600만이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픽텟자산운용의 루카 파올올리니 수석전략가는 “특정 시점에서는 기술주의 하락이 다른 곳으로 전염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기술주의) 이 같은 하락 분위기는 다른 것들의 가격도 같이 끌어내린다"라고 지적했다.
연준이 올해 최소 3차례에서 최대는 7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유동성 홍수 속에서 급등했던 주식들, 특히 기술성장주들의 하락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알안스번스타인의 짐 티어니 성장주 펀드매니저는 "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매우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연준은 지난 20년 동안 극단적으로 매파적인 태도를 보인 적이 없지만, 시장은 지금 그들이 그렇게 할 것이라는 전망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기술주가 위기에 몰리면서 2020년 이후 시장의 슈퍼스타로 부상했던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수장 캐시 우드 대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드 대표의 상징과도 같았던 아크이노베이션ETF(ARKK)는 2020년 무려 156.61% 오르면서 경쟁사들을 모두 추월했다. 테슬라와 같은 기술주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것이 주효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수익률이 흔들리던 ARKK는 최근 기술주 급락으로 더욱 위기를 겪고 있다. 이에 반해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 주가는 꾸준한 상승을 기록하면서, 이제 거의 아크이노베이션 ETF를 위협하고 있다.
ARKK는 현재 2021년 초부터 금요일 종가까지 43% 하락했지만, 버크셔해서웨이는 34% 상승했다. 1월 초 이후 ARKK는 24%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버크셔해서웨이의 주가는 1월 초 이후 약 2% 올랐다. FT는 "두 펀드는 시장이 기술 성장주에서 가치주와 경기순환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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