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초과이익 환수 주장 실무자 질책"...유동규 실세설도 나와

윤정수 "유동규, 사장 나오라며 소리지르기도...성남도개공 실세"

[사진=연합뉴스 ]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에 연루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15년 사업 공모 지침서에 민간사업자의 초과이익 환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 실무자를 불러 질책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또 윤정수 전 성남도개공 사장이 오는 26일 출간될 책을 통해 "유씨가 대장동 개발의 주체"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법조계에서는 '대장동 의혹'의 윗선 규명 과정에서 '꼬리 자르기' 우려도 나왔지만 아직 단언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초과이익 환수 조항' 주장하자 "호되게 질책" 증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24일 유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의 4회 공판에 2013년부터 성남도개공에서 근무한 직원 박모씨를 증인으로 불러 심문했다. 

박씨는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성남도개공 1처 개발계획팀에 근무했다. 대장동 사업은 초기 개발계획팀이 맡았다가 이후 같은 1처 소속 개발지원팀에서 주도했으며 박씨는 이후에도 업무를 지원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박씨에게 "개발사업1팀 상급자인 주모 팀장이 공모지침서 내용을 두고 상부에 문제점을 언급하지 않았냐"라고 물었고 박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사업이 잘 될 경우 나머지 수익을 배분할 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무한 점을 주씨가 인지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부연했다. 

검찰은 박씨에게 주씨가 혼난 상황을 설명해보라고 하자, 박씨는 "워딩 그대로 어렵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재판부에서 같은 질문을 하니 박씨는 "워딩대로라면 '총 맞았다'는 식의 말이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씨에게 주씨가 왜 혼이 났냐고 묻자 "상부에서 결정된 사안인데 반대하는 의견을 두고 나온 말 같다"고 답했다. 
 

윤정수 전 성남도개공 사장 "유동규, 대장동 행동대장 아닌 주체"

이 가운데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오는 26일 출간될 <대장동을 말한다>라는 책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퇴임한 윤정수 전 성남도개공 사장이 2018년 11월부터 퇴임 전까지 살펴본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해 저술한 책이다.  

윤 전 사장은 책에서 "2018년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직원에게 들은 바로는 당시 대장동 사업은 성남시 사업부서보다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도권을 잡고 추진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며 "유 전 본부장과 그가 만든 조직은 당시 성남시가 만든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행동대원이 아니었고, 대장동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주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직 당시 여러 군데서 듣고 확인한 바로는 유 전 본부장의 직위는 사장 밑에 있었지만, 사장은 별다른 힘이 없었다"며 "기획본부장이 사실상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지배하고 있었다"는 내용도 책에 담았다. 황무성 전 성남도개공 사장도 지난해 조기 사퇴를 종용한 녹취록을 폭로하면서 해당 사실을 증언한 바 있다.

다만 윤 전 사장은 이재명 후보가 지난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언급한 초과이익환수조항 관련 주장에 대해서는 "엉뚱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윤 전 사장은 "초과이익 발생 시 공사에서 환수한다면 손실이 날 때 확정이익을 받을 수 없다는 건 논리적으로 전혀 연결이 되지 않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CK)는 "객관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이 부분을 입증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면서 "꼬리 자르기"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유동규 전 본부장의 진술을 피고인 신문을 통해 들어봐야 구체적인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