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기냐 굳히기냐." 여야 대선 후보들이 설 연휴를 앞두고 저마다 승부수를 던지며 민심 잡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번 설 연휴가 역대급 안갯속인 3·9 대선 민심의 '최대 분수령'으로 판단하고 표심 공략에 드라이브를 건 셈이다. '설 밥상머리 민심'은 대선판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통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4일 국민을 향한 반성과 사죄의 뜻을 밝히며 '큰절'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공약을 발표하기 전 "국민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이름으로 민주당을 질책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큰절 사과는 지난해 11월 24일 이후 두 번째다.
이 후보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으로 밀리는 등 지지율 하락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6~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30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공표한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따르면 윤 후보의 지지도는 42.0%로 2주 연속 이 후보(36.8%)에 비해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큰절' 이후에는 측근의 반성이 잇따랐다. 이 후보의 최측근 그룹으로 불리는 '7인회'는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임명직(장관 등)을 일절 맡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7인회'는 이 후보와 오랜 기간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인사들로, 정성호·김영진·김병욱·임종성·문진석·김남국 의원과 이규민 전 의원 등이다.
윤 후보는 '강한 안보'를 내세웠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킬체인’(Kill-chain)을 비롯한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공약 발표 이후 진행된 기자들과 일문일답에서도 "저는 쇼는 안 한다"라고 강한 어조로 문재인 정부를 직격했다. 다만 강한 어조로 공약을 발표한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녹취록에 대해선 "상처받는 분에 대해선 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양당 후보의 빈틈을 파고들어 '타임오프제 반대' 의제를 던졌다. 그는 이날 기자단에 공개한 메시지에서 "타임오프제에 대한 두 당 후보들의 태도는 노동자 전체가 아닌 기득권 노동계의 눈치를 본, 노동이사제에 이은 또 하나의 노동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공무원·교원노조 타임오프제' 등에 찬성을 밝힌 이재명·윤석열 후보와 차별화를 통해 '제3지대 선명성'을 부각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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